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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구글, '제미나이 3'로 대반격…"검색 매출 깎여도 AI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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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구글, '제미나이 3'로 대반격…"검색 매출 깎여도 AI 잡겠다"

GPT-5.1 꺾은 성능, 7세대 칩 '아이언우드'로 '탈(脫)엔비디아' 가속
크롬·안드로이드 20억 생태계 총동원…'수세'서 '공세'로 대전환
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오픈AI를 향한 총력 공세를 선언했다.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AI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절박한 승부수다. 구글은 크롬과 안드로이드 등 20억 명 기반의 플랫폼 생태계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오픈AI를 향한 총력 공세를 선언했다.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AI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절박한 승부수다. 구글은 크롬과 안드로이드 등 20억 명 기반의 플랫폼 생태계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
'검색 제왕' 구글이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오픈AI에 뺏긴 지 3년, 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와 자체 개발한 7세대 AI 가속기(TPU) '아이언우드(Ironwood)'를 동시 출격시키며 전면전에 나섰다.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자기 파괴(Cannibalization)'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이상 AI 패권을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한 승부수다. 이는 그동안의 '방어적 추격'에서 소프트웨어·하드웨어·플랫폼을 아우르는 '입체적 공세'로의 전략 대전환을 의미한다.

1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 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신무기 '제미나이 3'는 출시 직후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최신작 'GPT-5.1'을 압도하며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특히 심층 추론 기능인 '딥 씽크(Deep Think)'와 초고속 이미지 생성 도구 '나노 바나나(Nano Banana)'를 탑재해 성능 격차를 단숨에 좁혔다.

성능·속도 다 잡았다…GPT-5.1 압도


구글은 AI의 원천 기술인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만들고도 2022년 챗GPT 열풍에 밀려 '만년 2등'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제미나이 3는 수학, 코딩, 추론 영역에서 오픈AI 모델을 능가하는 점수를 기록했다.

반응은 즉각적이다. 제미나이 3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출시 직후 6억 5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2025년 중반 4억 5000만 명에서 수직 상승한 수치다. 여전히 챗GPT(주간 사용자 8억 명)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구글의 추격 속도는 위협적이다. 특히 '나노 바나나'는 두 달 만에 50억 장의 이미지를 생성하며, 텍스트를 넘어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AI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엔비디아 족쇄 끊는다…7세대 TPU '자립 선언'


구글의 반격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하드웨어 독립'에 있다. 구글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실인 7세대 TPU '아이언우드'는 AI 학습 및 추론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엔비디아에 막대한 칩 구매 비용을 지불할 때, 구글은 자체 칩으로 서비스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뜻한다. 심지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하는 앤스로픽(Anthropic)조차 아이언우드를 채택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가성비'와 '성능'을 모두 쥔 구글의 인프라 우위는 장기전으로 갈수록 빛을 발할 전망이다.

20억 명 '가두리 양식'…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힘


오픈AI가 넘볼 수 없는 구글만의 '핵버튼'은 바로 플랫폼이다. 오픈AI는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구글은 이미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의 손안에 있는 안드로이드와 크롬 브라우저에 제미나이를 심어버릴 수 있다.

지메일, 지도, 드라이브 등 일상적인 도구에 AI를 기본 탑재(Default)하는 전략은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낳는다. 사용자가 별도 앱을 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구글 AI를 쓰게 만드는 구조적 우위다. 벤처캐피털 a16z 집계에서 제미나이가 생성형 AI 앱 2위를 차지하고, 구글의 각종 파생 앱들이 상위 100위권을 휩쓴 것은 이 생태계의 힘을 방증한다.

'검색 살 깎기' 감수한 도박


물론 리스크는 크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사용자는 검색 링크를 누르지 않고, 이는 구글 매출의 핵심인 검색 광고 노출 감소로 직결된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 결과 상단에 AI 요약을 전면 배치하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당장의 수익 감소보다 플랫폼 주도권 상실이 더 치명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구글은 하드웨어(TPU), OS(안드로이드), 서비스(검색)를 모두 가진 유일한 빅테크"라며 "제미나이 3를 기점으로 구글의 반격이 본격화되면서, 2026년은 오픈AI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진정한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