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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준금리 3% 역대 최저…통화정책 한계에 재정정책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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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준금리 3% 역대 최저…통화정책 한계에 재정정책 전환

신한은행 "2026년 공공투자 확대로 성장 지원"
트럼프 2기 통화조작국 재지정 우려…환율방어 최우선 과제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베트남이 기준금리 역대 최저 수준으로 통화정책 여력이 바닥나면서 2026년 경제 성장 지원을 재정정책과 공공투자 중심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4(현지시각) 발표한 '베트남 경제전망 및 외환시장 - 2026년 상반기 6개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베트남 증권금융뉴스가 어제 보도했다.

보고서는 특히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베트남이 다시 통화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베트남 국립은행(SBV)이 환율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하 여력 소진, 재정 확대로 성장 뒷받침


신한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기준금리는 20252월 기준 3.0%로 역사적 최저 수준인 202282.5%에 근접한 상태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CEIC 자료를 보면 베트남의 정책금리는 2012213.0%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는 2026년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정책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이 2022년 이후 평가절하 추세로부터 베트남 동화(VND) 가치를 보호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6년 전망과 관련해 SBV가 과도한 환율 변동을 제한하는 목표를 계속 추구하면서 거시경제 안정성과 인플레이션 통제에 높은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113.58%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 안정이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상했다.

트럼프 2기 통화조작국 재지정 우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SBVVND의 급격한 평가절하 위험에 매우 신중하고 경계하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베트남을 통화 조작 혐의 국가 목록에 다시 포함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당시인 202012월 베트남은 미국과의 대규모 무역 흑자와 외환시장 개입 활동을 이유로 통화조작국으로 지정됐다. 베트남의 올해 1~9월 대미 무역 흑자는 약 900억 달러(130조 원)로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4번째 규모다.

올해 7월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46%의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협상을 통해 20%로 조정했다. 그러나 미국 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협상단은 약 11%의 관세율에 합의했다고 믿었으나 막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20%로 인상해 발표하면서 양국 간 신뢰에 금이 갔다. 이 같은 상황은 베트남 당국이 환율 정책에서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개혁 추진, NPL 5% 금융리스크 과제


신한은행은 중장기적으로 베트남이 제도 개선, 민간 부문 역할 강화,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진흥 등 개혁 추진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VND의 감가상각률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절하면서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보고서는 베트남 은행 시스템의 부실채권(NPL) 비율이 약 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CEIC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NPL 비율은 202394.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실채권 처리, 자본 증액, 금융 안전성 강화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베트남이 높은 경제 성장률(2025년 전망 7.5%)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안정과 금융 건전성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베트남 수출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이 2026년 베트남 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