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오슝 22공장 가동, '나노시트' 기술 첫 적용… "전력 효율 30% 개선"
美 애리조나 3나노 공장도 2027년 조기 투입… 애플·엔비디아 물량 싹쓸이 예고
반도체 '나노 전쟁' 2라운드… 삼성, 기술력 입증 못하면 '2나노' 수주 난항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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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디지타임스와 Wccf테크는 지난 29일과 30일(현지시각) TSMC가 대만 가오슝 공장에서 2나노 반도체 생산에 돌입했으며, 미국 내 생산 로드맵도 공격적으로 수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더 작고 더 강력하다"… 가오슝서 '2나노 시대' 개막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30일 대만 가오슝에 있는 '팹22(Fab 22)' 공장에서 2나노(N2) 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기존 핀펫(FinFET) 구조에서 벗어나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나노시트(Nanosheet)'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한 첫 번째 사례다.
TSMC 측은 이번 2나노 공정이 기존 3나노 세대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저저항 재배선층(RDL)과 고성능 금속-절연체-금속(MiM) 커패시터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려는 기술적 해법이다.
TSMC 경영진은 지난 10월 열린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나노 공정 수율은 안정적이며, 스마트폰과 고성능 컴퓨팅(HPC)용 AI 애플리케이션 수요에 힘입어 2026년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기본 2나노 공정을 넘어, 2026년 하반기에는 성능을 개선한 N2P 공정과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을 위한 A16 공정도 잇달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양산 발표는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강화하며 양안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디지타임스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TSMC가 2나노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대만의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美 3나노 공장, 1년 당겨 2027년 가동… 빅테크 "물량 달라" 아우성
TSMC의 공격적인 행보는 미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Wccf테크는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 중인 제2공장의 가동 시점을 당초 2028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앞당긴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현재 4나노 칩을 생산 중인 제1공장에 이어, 최첨단 3나노 공정까지 조기에 투입해 미국 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결정 배경에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AI 가속기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주문이 폭주하면서, 검증된 TSMC의 최신 공정 라인을 확보하려는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TSMC 2나노 물량, 경쟁사 압도"… 삼성·인텔 '비상'
TSMC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경쟁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를 3나노에 도입하며 기술 선점을 노렸으나, 대형 고객사 확보와 수율 안정화에서 고전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2026년이 되면 TSMC의 2나노 생산 능력은 삼성과 인텔 등 경쟁사의 모든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많을 것"이라며 "이미 애플과 퀄컴, 미디어텍의 차세대 칩 물량이 대부분 TSMC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반도체 재건을 꿈꾸는 인텔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1.8나노급(18A) 공정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생산 물량 대부분이 자사 CPU 소화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입한 TSMC 출신 임원과 관련해 영업비밀 침해 소송까지 휘말리며 악재가 겹쳤다.
시장에서는 TSMC가 이번 2나노 양산을 기점으로 수익성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경영진은 "초기 비용으로 인해 2026년 이익률이 다소 희석될 수 있지만, 2나노 공정의 구조적 수익성은 3나노 세대보다 우수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패권 경쟁이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공정 싸움에서 패키징과 전력 효율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TSMC가 선제적인 기술 도입과 안정적인 양산 능력으로 시장 지배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