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난에 ‘제트엔진’ 가동… 빅테크 1000조 원대 ‘채권 발행’ 전쟁
폭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전력망 한계… ‘항공기 터빈’까지 동원한 비상 발전 시대
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AI 주도권 확보 위해 올해 7000억 달러(약 1020조 원) 투입
반도체 성능 넘어 전력 확보와 자본력이 미래 산업 성패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
폭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전력망 한계… ‘항공기 터빈’까지 동원한 비상 발전 시대
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AI 주도권 확보 위해 올해 7000억 달러(약 1020조 원) 투입
반도체 성능 넘어 전력 확보와 자본력이 미래 산업 성패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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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보다 급한 전력… 6년 새 전기 소비 80배 폭증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버 팜과는 차원이 다른 전력을 요구한다. 초대형 AI 캠퍼스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은 웬만한 중소 도시 전체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백 메가와트(MW)에 이른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체감이 쉽다. 일반적인 구글 검색 한 번에 소비되는 전력은 0.3와트시(Wh)지만, 챗GPT(ChatGPT) 요청 한 번에는 약 10배인 2.9Wh가 들어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 산업의 전력 수요는 2024년 8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652TWh로 6년 만에 80배 이상 폭증할 전망이다.
652TWh는 전 세계 경제 대국인 독일이나 일본의 연간 총 전력 소비량과 맞먹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불과 6년 만에 국가 하나 분량의 전력 수요가 새로 생겨나는 셈이다. 문제는 기존 전력망이 이처럼 특정 지점에 집중되는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송전선과 변전소를 확충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AI 기술은 불과 몇 달 단위로 진화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집어삼키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비행기 엔진 떼어 발전기로… 궁여지책 나선 AI 기업들
전력 공급이 한계에 다다르자 기업들은 기발하면서도 절박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오픈AI의 파트너사인 크루소 에너지는 최근 붐 수퍼소닉(Boom Supersonic)으로부터 가스터빈 29대를 주문했다. 초음속 여객기에 들어가는 제트엔진을 전력 생산용으로 전용하겠다는 취지다.
일론 머스크의 xAI 역시 메탄을 연료로 하는 대형 터빈을 가동해 AI 클러스터를 운영 중이다. 퇴역한 장거리 수송기나 군용기에 쓰이던 PE6000 같은 엔진들이 고정형 발전기로 개조되어 데이터센터 옆에 배치되고 있다. 전력망 확충을 기다리는 대신 기업들이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독립'에 나선 셈이다.
자유현금흐름 악화에도 '풀베팅'… 알파벳 320억 달러 채권 발행
에너지가 물리적 병목이라면, 자금력은 생존을 결정짓는 경제적 병목이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최근 AI 투자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확대한 320억 달러(약 46조 65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을 마무리하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최대 1850억 달러(약 269조 원)로 책정했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그룹이 2026년 한 해 동안 쏟아부을 투자금은 총 7000억 달러(약 10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가 기업의 재무 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아마존과 메타 등은 고가의 AI 칩 구매와 대규모 시설 구축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올해 자유현금흐름(FCF)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알파벳의 장기 부채는 지난해에만 4배 늘어 465억 달러(약 67조 원)에 달했다.
아낫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총투자를 고려할 때 재정적으로 책임감 있게 하되, 조직의 매우 건강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시장에서는 빅테크 간의 채권 발행 경쟁이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은 AI 산업의 미래가 더 이상 알고리즘의 우수성만으로 결정되지 않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얼마나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느냐와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감당할 체력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제트엔진 동원은 전력난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증상일 뿐이며, 향후 SMR 도입과 전력망 현대화가 본격화될 때까지 빅테크들의 에너지 및 자금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K-전력 기기, 북미 데이터센터 특수에 ‘사상 최대’ 실적 행진
국내 전력 기기 산업은 AI 데이터센터발(發) 초고압 변압기 수요 폭증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전력 기기 ‘빅3’의 2026년 합산 영업이익은 2조 6,000억 원을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 수출 비중을 66%까지 끌어올리며 1조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효성중공업 역시 미국 멤피스 공장을 풀가동하며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전기산업 수출액은 올해 25조 4,600억 원(약 1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시장 내 한국산 초고압 변압기 점유율은 약 60%에 달하며, 이미 2028년치 물량까지 확보한 15조 원 이상의 수주 잔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력망 교체 주기와 AI 인프라 확충 시기가 맞물리며 K-전력 기기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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