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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연구진, ‘두부 염수’만큼 안전한 친환경 배터리 개발… 화재 위험·오염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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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연구진, ‘두부 염수’만큼 안전한 친환경 배터리 개발… 화재 위험·오염 차단

무독성 수성 전해질 사용해 12만 회 충·방전 가능… 리튬이온 배터리 대체 노려
폐기 시 환경 위험 제로(0), 전기차 및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안전성 혁신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중국 과학자들이 화재 위험이 크고 폐기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를 개발했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시립대학교와 남부과학기술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유기 전극과 ‘두부 염수’ 수준으로 안전한 중성 전해질을 결합한 수성 배터리 기술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 식품 응고제 성분 전해질로 ‘폭발 위험’ 근본적 제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연성 유기 용매를 전해질로 사용해 과열되거나 손상될 경우 화재 및 폭발 사고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는 물을 기반으로 한 수성 전해질을 사용해 가연성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특히 연구팀은 염화마그네슘과 염화칼슘 등 두부를 만들 때 응고제로 쓰이는 성분을 활용해 중성(pH 7.0) 상태의 전해질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 전해질은 환경에 무해하며, 실제로 두부 생산용 염수로 쓸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12만 회 재충전에도 성능 유지… 장수명·저비용 강점


수성 배터리는 그동안 낮은 에너지 밀도와 전해질의 산성·알칼리성 부식 문제로 수명이 짧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성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유기 폴리머 기반 음극 재료를 설계했다.

그 결과, 새로운 배터리는 성능 저하 없이 12만 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을 견뎌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상용 배터리의 수명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전기차(EV)나 대규모 그리드 저장 장치(ESS) 등 장기 사용이 필수적인 분야에 실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특별 처리 없는 폐기 가능… ‘진정한 녹색 기술’ 실현


환경적 이점 또한 독보적이다. 마그네슘과 칼슘은 토양에 풍부한 천연 성분이어서, 배터리 폐기 시 국제 기준에 따른 특별한 화학 처리 없이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다.

유해 폐기물 처리가 필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생태학적 위험이 거의 없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저장 솔루션 개발의 중대한 진전이며, 더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 시대를 여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韓 배터리 업계 ‘초격차 기술’ 위협… 차세대 소재 선점 경쟁 격화


중국 연구진의 이번 수성 배터리 돌파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 '차세대 시장 주도권 경쟁'이라는 강력한 화두를 던진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및 ESS 화재로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이 저렴하고 안전한 수성 배터리 상용화에 앞서갈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주도해온 리튬이온 기반 시장이 빠르게 잠식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뿐만 아니라 수성 및 하이브리드 전해질 시스템 등 안전성을 극대화한 저비용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다변화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배터리법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폐기 및 재활용 용이성이 제품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한 처리 없이 폐기가 가능한 '두부 염수 전해질' 같은 혁신적인 소재 기술은 친환경 이미지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한국 소재 업계 역시 바이오 유래 폴리머나 친환경 염 기반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해 공급망의 '녹색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 배터리가 가성비(LFP)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초 과학 역량을 바탕으로 한 원천 기술(수화 이온, 수성 배터리 등)까지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단순 양산형 제품 개발을 넘어, 네이처 등 세계적 저널에 발표되는 원천 기술의 실용화 속도를 높이는 'R&D-사업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여 글로벌 표준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