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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이란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전쟁·내부 반발 속 권력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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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이란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전쟁·내부 반발 속 권력 승계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더위크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더위크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되면서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과 국내 정치 불안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권력 승계가 이뤄졌다.

그의 선출은 강경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이란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반발과 권력 갈등 가능성을 함께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시작된 직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그동안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이란 권력 구조 내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인물이다. 그는 군·정보기관과 성직자 네트워크, 경제 엘리트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권력 기반을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상은 이란 체제가 건국 이후 약 50년 동안 맞은 최대 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직면해 있으며 국내에서는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다.

◇ 강경 노선 유지 신호


전문가들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선출이 이란 정권의 강경 노선 지속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지정학 분석가는 “하메네이 선출은 체제의 연속성과 저항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이라며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체제 변화 압력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최고지도자가 아버지의 정책 노선을 이어 전쟁을 계속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지만 이란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서방과의 협상이나 긴장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 성직자 권력 세습 논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이란 성직자 사회 내부의 오랜 원칙을 깨는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슬람 공화국은 종교 지도자의 합의에 기반한 체제를 표방해 왔지만 최고지도자 자리를 사실상 부자 간 권력 승계 형태로 넘기면서 세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전문가회의의 투표 지연과 정치 세력 간 갈등 끝에 이뤄졌다. 전문가회의는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기구다.

일부 정치 세력은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설치된 임시 지도 체제를 유지하길 원했지만 강경 성직자들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반발과 사회 불만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수년 동안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의 주요 비판 대상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 1월 이란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으며 인권단체들은 최소 70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정권 핵심 인사 자녀들이 특권을 누리는 이른바 ‘아가자데’ 현상의 상징적 인물로도 지목돼 왔다.

◇ 해외 자산 의혹


블룸버그는 올해 초 조사 보도를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런던 고급 주택과 유럽 호텔 등을 포함한 대규모 해외 부동산 자산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자산은 이란 원유 판매 수익을 중개 회사를 통해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축적됐으며 영국령 맨섬과 세인트키츠네비스 등 조세 회피 지역의 법인을 통해 유럽 부동산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란 사업가 알리 안사리가 자금 이동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사리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 의혹으로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인물이다.

◇ 전쟁과 권력 기반 시험대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전선에서 활동하며 군과 정보기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맥은 그가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집권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전쟁 상황 속에서 내부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버지처럼 장기간 권력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알리 하메네이는 이슬람 공화국 47년 역사 가운데 37년 동안 최고지도자로 재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