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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습 5일간 유예 '승부수'… 이란 "협상 없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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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습 5일간 유예 '승부수'… 이란 "협상 없었다" 반박

'5일 휴전' 선언에 WTI 10% 급락, 이란은 "가짜뉴스" 반박… 중동 전쟁 향방은?
국내 정유·반도체 업계 PSI 비상, 에너지 70% 차단 위기 속 한국 경제 전망
멤피스 TF 회의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멤피스 TF 회의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글로벌 실물 경제를 강타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명분으로 ‘5일간의 공습 유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이를 즉각 "시장 조작을 위한 허위 사실"이라며 정면 반박함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알자지라(Al Jazeera)가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초유의 물류 마비 국면에서 미국과 이란이 벌이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생산적 대화' 주장과 국제 유가 10%대 급락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과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에 "이란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란이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전력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던 종전의 최후통첩에서 급격히 선회한 결정이다.

이 발표 직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0.28% 급락한 배럴당 88.13달러에 마감하며 심리적 저지선인 90달러 선을 내줬다.

브렌트유 역시 10.90% 떨어진 99.96달러를 기록해 100달러 시대가 일단 멈추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일시적이나마 공급 중단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란 "협상 없었다" 반박… 한국 산업계 '공급망 PSI' 급락


그러나 이란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SNS를 통해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스마일 바게이 외무부 대변인 역시 "제3국을 통한 메시지 전달은 있었으나 직접 대화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여부다. 우리나라는 원유 도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산업연구원(KIET)이 지난 22일 발표한 4월 제조업 업황 전망 전문가조사지수(PSI)에 따르면, 반도체(147)와 자동차(115) 등 주요 수출 업종 지수가 전월 대비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하방 압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입선 다변화를 검토 중이나, 해협 봉쇄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대체 물량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장기전을 버티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5일 유예' 이후 시나리오와 스테그플레이션 전망


하산 아마디안 테헤란 대학교 교수는 이번 유예 조치를 "자신이 내뱉은 강경 발언의 부메랑을 피하기 위한 트럼프식 명분 쌓기"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고유가 여론 악화와 이란의 대규모 보복 가능성을 의식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시각이다.

향후 정세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된다. 우선 5일 내 중재국을 통해 해협 개방 합의를 도출하는 '극적 타협' 가능성이다. 다음은 대화와 국지적 충돌이 반복되는 '긴장 장기화'다. 마지막은 유예 종료 후 미국이 공습을 재개하고 이란이 총력 반격하는 '전면전 확산'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3% 가까이 급등할 것으로 경고한다.

이번 ‘5일의 휴전’은 평화의 신호탄이 아니라, 더 큰 폭풍을 앞둔 마지막 점검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