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NASA 우주 기술’ 품은 용접 휴머노이드, K-조선 부활의 최종 병기된다

글로벌이코노믹

‘NASA 우주 기술’ 품은 용접 휴머노이드, K-조선 부활의 최종 병기된다

HD현대-美 페르소나 AI, 이족 보행 인간형 로봇 공동 개발 본계약 체결
NASA ‘발키리’급 정밀 제어 기술 이식… 30% 넘는 숙련공 이탈률 정조준
2026년 시제품 거쳐 2027년 실전 배치… ‘지능형 자율 조선소’ 초격차 확보
HD현대 페르소나AI와 협약 체결.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 페르소나AI와 협약 체결. 사진=연합뉴스
HD현대가 고질적인 인력난과 고위험 작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페르소나 AI와 손잡고 조선소 전용 이족 보행 용접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IT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우주 공간에서 검증된 정밀 제어 기술을 선박 건조 공정에 이식하여 조선업의 제조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력난 늪 빠진 조선업, ‘인간형 로봇’으로 생산 패러다임 전환


국내외 중공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벽은 숙련 노동자의 급격한 감소와 고령화다. 특히 조선업의 핵심인 용접 분야는 노동강도가 높고 위험 요소가 많아 신규 인력 유입이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실제 업계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박 건조 공정의 인력 이탈률은 30%를 상회하며, 이는 생산성 저하와 납기 지연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HD현대는 이러한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를 앞세워 페르소나 AI와 손을 잡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각 사는 철저한 역할 분담 체제를 가동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용접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HD현대로보틱스는 시스템 제어와 실증 시험을 전담한다. 페르소나 AI는 조선소의 거친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이족 보행 플랫폼 제작을 맡았다.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자동화가 고정형 로봇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선박 내부처럼 좁고 복잡한 공간을 스스로 찾아가는 인간형 로봇이 필수적인 시대"라며 "이번 협력은 K-조선이 스마트 야드로 전환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ASA ‘발키리’ DNA 이식… 국내외 기업들 자동화 각축전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적 핵심은 페르소나 AI가 보유한 NASA의 휴머노이드 ‘발키리(Valkyrie)’ 기반 기술이다. 특히 우주 공간의 극한 환경을 견디도록 설계된 ‘다축 촉각 센싱’과 ‘적응형 제어’ 기술은 미끄러운 철판이나 불규칙한 선체 내부에서도 로봇이 균형을 잃지 않고 인간 수준의 정밀 용접을 수행하게 돕는다.
여기에 NASA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고도화된 로봇 손(Dexterous Robotic Hand)’은 미세한 용접봉 조작까지 가능케 하여 숙련공의 손기술을 그대로 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HD현대의 행보에 맞서 국내 조선 ‘빅3’의 자동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로보틱스와 협업해 대규모 용접 로봇군을 현장에 배치하며 생산 자동화율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사족 보행 로봇을 활용한 무인 점검 시스템과 AI 설계 도입을 통해 2029년까지 ‘지능형 무인 조선소’ 완성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히 배를 짓는 기술을 넘어, 누가 더 뛰어난 ‘로봇 사수’를 보유하느냐에 따른 제조 패러다임의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27년 ‘로봇 사수’ 현장 투입… 스마트 조선소 시대의 개막


HD현대와 페르소나 AI는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시제품의 실질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번 본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6년 하반기까지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실제 건조 현장에 상업적 배치를 시작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했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조선업을 넘어 건설, 에너지 인프라 등 극한 환경의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숙련공 부재가 심각한 배관 용접 및 에너지 시설 점검 분야에서 인간형 로봇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로봇이 실제 현장의 거친 환경을 얼마나 견디며 인간 노동자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스마트 야드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NASA급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