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상풍력 사업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대신 기업들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석유·가스 투자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축소하고 화석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전략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보상금 지급 대신 화석연료 투자”…정책 방향 전환
미 내무부는 해상풍력 사업권을 보유한 여러 기업과 협상을 진행하며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체결한 방식과 유사한 거래를 추진 중이다.
이 합의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는 해상풍력 사업권에 투입한 약 10억달러(약 1조5150억원)를 돌려받는 대신 해당 자금을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상풍력을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최악의 에너지”라고 비판해온 가운데 관련 산업을 축소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공사 중단 명령 등을 통해 해상풍력 사업을 직접 제한하려 했지만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이어졌다.
덴마크 오스테드, 도미니언에너지,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내려진 중단 명령은 기업들의 소송으로 일부 무력화됐다.
이에 정부는 전략을 바꿔 사업권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일부 사업권은 수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만큼 보상과 투자 전환을 결합한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미국 연안에는 총 43개의 해상풍력 사업권이 존재하며, 이 중 일부는 이미 발전을 시작했거나 건설 막바지 단계에 있다.
◇기업별 대응 엇갈려…“재생에너지 중심 기업은 난색”
기업별 상황에 따라 협상 여지는 다르다. 인베너지나 독일 RWE처럼 가스 투자 계획이 있는 기업은 협상 가능성이 있는 반면, 프랑스 엔지와 포르투갈 EDP처럼 재생에너지 중심 기업은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DP와 엔지는 약 1억2000만달러(약 1818억원) 규모의 캘리포니아 해상풍력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화석연료 투자로의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에퀴노르의 ‘엠파이어 윈드’ 프로젝트는 현재 공정률이 6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달러 투자 얽힌 사업…정책 불확실성 확대
해상풍력 사업권 가격도 상당한 규모다. RWE는 지난 2022년 뉴욕 인근 해상풍력 사업권 확보에 11억달러(약 1조6660억원)를 투자했으며 멕시코만과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도 추가 사업권을 확보했다.
또 인베너지와 에너지Re 컨소시엄은 뉴욕 인근 부지를 포함한 사업권을 6억4500만달러(약 9770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정책 방향이 급격히 바뀌면서 에너지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WE의 마르쿠스 크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과거에도 정책 변화로 원전과 석탄 사업에서 철수하며 보상을 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