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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지 암벽에 둥지 튼 수리부엉이…울산서 ‘4형제’ 번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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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지 암벽에 둥지 튼 수리부엉이…울산서 ‘4형제’ 번식 성공

멸종위기종 이례적 사례…안정된 서식환경·풍부한 먹이 생태계 건강성 입증
어미 수리부엉이가 새끼를 품고있는 장면. 사진=윤기득 사진작가이미지 확대보기
어미 수리부엉이가 새끼를 품고있는 장면. 사진=윤기득 사진작가
울산 울주군의 한 절개지 암벽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새끼 4마리를 무사히 길러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보기 드문 번식 성공 사례로,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다.

울산시에 따르면, 시민생물학자인 윤기득 사진작가는 지난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울주군 주거지 인근 절개지 바위틈에 둥지를 튼 수리부엉이 한 쌍과 새끼 4마리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해당 서식지는 지난해 처음 확인됐으며, 올해 1월 초 포란 장면이 목격되면서 본격적인 관찰이 시작됐다. 이후 2월 말 부화에 성공했고, 현재 새끼들은 어미의 보호 아래 이소를 앞두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의 새끼를 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4마리 모두 생존한 사례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절개지 주변에 꿩과 설치류 등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접근이 제한된 점이 안정적인 번식 환경을 만든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학명이 부보부보(Bubo bubo)로, 국내 올빼미류 가운데 가장 큰 종에 속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몸길이 약 70cm 이상, 날개를 펼치면 2m에 달하는 위용을 지니며, 머리 위로 솟은 귀깃과 선명한 황색 눈동자가 특징이다. 번식기에는 야행성 습성에도 불구하고 낮에도 활발히 활동하며 새끼 양육에 집중한다.
특히 이번 관찰에서는 까마귀와 까치가 수리부엉이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모빙(mobbing)’ 행동도 확인됐다. 이는 낮 시간대 활동성이 떨어지는 맹금류를 견제하기 위한 집단 방어 전략으로, 야생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까마귀가 수리부엉이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모빙(mobbing)’ 행동. 사진=윤기득 사진작가이미지 확대보기
까마귀가 수리부엉이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모빙(mobbing)’ 행동. 사진=윤기득 사진작가


이번 사례는 인간 활동으로 만들어진 절개지 암벽이 오히려 멸종위기종의 안전한 번식처로 기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울산시는 수리부엉이 가족이 자연으로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한편, 서식지 보호를 위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