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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양산… 포산 공장 30분당 1대 출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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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양산… 포산 공장 30분당 1대 출고 분석

세계 첫 전용 생산 기지 가동, 로봇이 로봇 만드는 스마트 제조 시대 개막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저가 공습에 따른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 전망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위치한 '제주 로보틱스(Jeju Robotics)'가 연간 1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능력을 갖춘 전용 공장을 공식 가동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위치한 '제주 로보틱스(Jeju Robotics)'가 연간 1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능력을 갖춘 전용 공장을 공식 가동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온전히 대체하는 ‘무인 제조 혁명’이 공상과학 영화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재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점에,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가동하며 글로벌 제조 주도권 쟁탈전을 정조준했다.

브라질 경제 전문 매체 포데르360(Poder360)은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위치한 '제주 로보틱스(Jeju Robotics)'가 연간 1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능력을 갖춘 전용 공장을 공식 가동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설은 단순한 연구용 시제품 제작소가 아닌, 실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로봇을 30분마다 1대씩 찍어내는 초고속 양산 기지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끈다.
‘30분의 벽’ 허문 중국 로봇 굴기… 규모의 경제로 단가 파괴 시도

이번에 가동된 포산 공장의 핵심은 공정의 표준화와 속도에 있다. 제주 로보틱스의 에릭 나폴리(Eric Napoli) 관계자는 이 시설이 부품 조립부터 최종 검수까지 전 과정을 최적화하여 로봇 1대를 완성하는 데 드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당 수억 원을 호가하며 전시용에 그쳤던 원인은 수작업 위주의 낮은 생산성 탓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1만 대 양산 체제 구축을 기회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로봇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과거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이 보여준 저가 공습 전략이 로봇 산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포산 공장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플랫폼화를 완성했다"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델들은 인간의 관절 가동 범위를 정교하게 모사해 자동차 조립 라인이나 물류 창고 등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현장에 우선 배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제조 패러다임의 전환… 인건비에서 ‘로봇 밀도’로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선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 지침’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양산 체계를 확립하고 202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급망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공장 가동이 전 세계 제조업 지형을 흔들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로봇 밀도가 높아질수록 기존의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동남아시아나 인도로 향하던 글로벌 기업들의 발길이 다시 로봇 자동화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Tesla)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Optimus)'와의 경쟁 구도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미국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두뇌 부문에서 앞서 있다면, 중국은 포산 공장 사례처럼 하드웨어 대량 생산과 공급망 단가 조절 능력에서 강력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능형 공장의 미래와 산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국내 로봇 산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공격적인 양산 속도에 경계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로봇 공학계의 한 교수는 "그동안 중국산 로봇이 품질 면에서 저평가받았으나, 연간 1만 대 규모의 실전 데이터를 쌓기 시작하면 기술 격차는 순식간에 좁혀질 것"이라며 "이제는 로봇을 어떻게 만드느냐보다 어떻게 대량으로 보급하느냐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포산 공장의 가동은 인간 노동자와 로봇이 공장 바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생산된 로봇이 다시 로봇을 조립하는 이른바 ‘자기 증식형 스마트 팩토리’의 완성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것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은 로봇의 성능뿐만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으로 대량의 로봇을 공급할 수 있느냐는 제조 역량 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중국이 선점한 1만 대 양산 체제는 향후 5년 내 전 세계 산업 현장의 표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