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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핵융합주 들고 있다면… IPO 열풍 뒤에 숨은 '3가지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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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핵융합주 들고 있다면… IPO 열풍 뒤에 숨은 '3가지 경고음'

핵융합 에너지 투자 붐 ‘균열’… 상업화 없는 IPO, 독인가? 약인가?
수십억 달러 조달에도 기술 장벽 여전… 수익 모델 다변화 전략 놓고 업계 '동상이몽'
‘과학적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가 향후 주가 향방 가를 핵심 변수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의 투자 열풍에 균열이 시작됐다. 지난 12개월간 전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총 16억 달러(약 2조 34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과 달리 기술적 완성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의 투자 열풍에 균열이 시작됐다. 지난 12개월간 전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총 16억 달러(약 2조 34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과 달리 기술적 완성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지난 19(현지시각)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의 투자 열풍에 균열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2개월간 전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총 16억 달러(234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과 달리 기술적 완성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자금줄이 마른 기업들이 기술적 입증 대신 상장(IPO)’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시장에 손을 벌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조기 상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조기 상장 강행하는 스타트업, 생존 위한 '고육지책'


업계의 불안은 상장을 서두르는 기업들의 행보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12TAE 테크놀로지스(TAE Technologies)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의 합병 계획을 알렸다. 30년 업력의 이 기업은 합병으로 3억 달러(4400억 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미 2억 달러(2930억 원)를 수혈받았다. 올해 1월 제너럴 퓨전(General Fusion) 역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우회 상장으로 33500만 달러(4910억 원) 조달에 나섰다.

문제는 핵심 기술력이다. 이들 기업은 핵융합 반응이 투입 에너지보다 더 큰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학적 손익분기점(Scientific Breakeven)’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상장 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이정표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시장의 신뢰는 순식간에 붕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본업 vs 부업'… 수익 다각화 전략의 함정

상업화 지연이라는 현실 앞에서 기업들의 대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TAE 테크놀로지스 등은 전력 전자 장비, 방사선 치료 기술 등 이른바 사이드 비즈니스로 당장 매출을 내고 있다.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와 토카막 에너지(Tokamak Energy)는 핵심 부품인 자석 판매를 수익원으로 삼았다.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반면 인네르시아 엔터프라이즈(Inertia Enterprises)처럼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기업들은 다른 셈법이다. 이들은 부업에 한눈팔다 핵융합 발전소 건설이라는 본질적인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매출 다변화가 혁신 속도를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지, 아니면 생존 버팀목이 될지를 두고 업계의 동상이몽이 깊어지고 있다.

'기술 해자'가 곧 답… 한국 핵융합 생태계의 기회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는 지금, 한국 핵융합 생태계는 오히려 기회를 맞았다. 글로벌 시장이 자금난과 조급한 상장으로 흔들리는 사이, 한국은 KSTAR의 압도적인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탄탄한 R&D 내실을 다져왔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상업화 레이스에 뛰어들기보다, 한국은 '과학적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 있는 기술 리더십이야말로 인공태양상용화 레이스에서 승기를 잡을 유일한 열쇠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3가지 이정표

이제 투자자들은 막연한 기대감 대신 구체적인 기술 성과를 요구한다.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가 내년 중 과학적 손익분기점 달성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은 이 성과를 기준으로 업계 전반의 옥석 가리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지금 주목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기업이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기술을 실제로 보유했는지 여부다. 둘째, 핵융합 외 매출 비중이 연구 개발 속도를 저해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손익분기점 등 기술적 이정표를 언제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로드맵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핵융합 에너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다. 하지만 자금 조달을 위한 조급한 상장이 기술적 해자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될 것이다. 결국, 자본의 논리가 아닌 기술의 완성도가 냉혹한 시장 평가를 뒤집을 유일한 해법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