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굴착기·지게차 12대 보급…현장 “보조금보다 인프라가 먼저”
이동형 충전·현장 전력 지원 없인 전환 한계 지적
이동형 충전·현장 전력 지원 없인 전환 한계 지적
이미지 확대보기미세먼지 저감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 과제로 평가되지만, 현장에서는 보조금 확대에도 불구하고 충전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 정책과 현장 간 간극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짚어봤다.
보급 확대 의미 있지만…현장 체감은 ‘제한적’
울산시는 20일 올해 전기굴착기 2대, 전기지게차 10대 등 총 12대의 무공해 건설기계가 관내 지원된다고 밝혔다. 전기굴착기 중심이던 기존 지원에서 지게차까지 범위를 확대한 점은 물류·제조 현장까지 정책 효과를 넓혔다는 평가다.
다만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기대만큼 높지 않다. 한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초기 장비 가격 부담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보조금은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도 “현장마다 전력 여건이 제각각인데 충전 문제로 작업 동선이 제한되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실내 공장이나 물류센터의 경우 전기지게차 충전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야외 건설현장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현장 특성상 전력 공급이 제한적이고 공사 위치가 수시로 바뀌는 만큼 안정적인 충전 환경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장비 ‘구매 지원’에 머무를 경우 실제 운용 단계에서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는 디젤 장비 대체를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전동화의 병목…충전·배터리·운용비 ‘복합 한계’
건설기계는 특성상 장시간 연속 작업과 잦은 현장 이동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재 정책은 장비 보급에 집중돼 있어 운영 단계에서의 제약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설령 야외 현장에서 충전이 가능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충전 시간 동안 장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작업 공백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별도의 건설기계를 임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임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오히려 전체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성능 역시 한계로 꼽힌다. 전기지게차는 실내 환경에서는 효율성이 높지만, 야외 공사현장에서 장시간 고강도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배터리 용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대형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전동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소형·중형 장비를 중심으로 전기 모델이 일부 보급되고 있지만, 대형 굴착기나 중장비급 장비는 기술적·경제적 이유로 상용화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디젤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보급에서 ‘운영’으로…정책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건설기계 전동화 정책이 ‘보급 중심’에서 ‘운영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장비 대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현장 전환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안으로는 △이동형 급속 충전차량 도입 △공사현장 내 임시 전력 및 충전 설비 구축 지원 △배터리 교체형(BSS) 모델 도입 △폐배터리 재활용 연계 시스템 등이 거론된다. 특히 현장을 따라 이동하는 모바일 충전 인프라는 건설기계의 운용 특성에 부합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굴착기 11대에 총 2억2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보급 기반을 확대해 왔다. 다만 현장 수요에 비해 전환 속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패는 단순한 보급 대수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가동 여부에 달려 있다. 정책의 무게중심이 ‘보급’에서 ‘운영’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전동화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