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제조 경계 허무는 ‘파격 행보’… VAIO 이어 히타치 GLS 지분 과반 확보 추진
‘기획-제조-판매’ 수직 계열화… 일본판 ‘니토리 모델’ 가전업계 이식 노림수
이례적 사례에 백색가전 업계 변화 부를까
‘기획-제조-판매’ 수직 계열화… 일본판 ‘니토리 모델’ 가전업계 이식 노림수
이례적 사례에 백색가전 업계 변화 부를까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가전양판점 업계의 ‘풍운아’ 노지마(Nojima)가 가전 제조 명가 히타치(Hitachi)의 가전 사업 부문을 전격 인수한다. 유통 전문 기업이 제조사를 산하에 두는 이례적인 수직 계열화를 통해 가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전략이다.
21일 마이니치신문과 현지 외신에 따르면, 노지마는 히타치제작소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완전 자회사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GLS)’의 지분 과반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인수 금액은 최소 1000억 엔(약 9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 넘어 ‘제조’까지… 노지마의 공격적 M&A
노지마는 이날 오전 “히타치 가전 사업 인수 건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공식 공시하며 사실상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노지마는 최근 몇 년간 파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2025년)에는 소니 그룹에서 독립했던 PC 브랜드 바이오를 인수하며 제조 역량을 강화했다.
이번 히타치 GLS 인수가 성사될 경우, 노지마는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백색가전 분야에서 강력한 자체 개발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 유통 마진을 넘어 고부가가치 PB(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가전업계의 니토리’ 꿈꾸나… 제조 유통 일체형(SPA)의 도입
시장 분석가들은 노지마의 이번 행보가 일본 가구 공룡 니토리(Nitori)의 성공 방정식을 가전업계에 이식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한다. 니토리는 제조와 유통을 통합해 15%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히타치의 ‘선택과 집중’… IT·솔루션 기업으로의 완전한 탈바꿈
반면 히타치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루마다(Lumada)’ 중심의 IT·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히타치의 디지털 솔루션 브랜드 '루마다'는 현재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과반을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히타치는 수익성이 낮고 변동성이 큰 소비자 가전 부문을 매각함으로써, 인프라 및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B2B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사실상 마무리 짓게 된다.
한·일 가전 시장의 엇갈린 행보
이번 인수는 한국 가전 시장의 흐름과도 대조를 이룬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며 유통 마진을 줄이고 직접 판매(D2C) 비중을 높이는 ‘제조사의 유통 침투’ 전략을 쓰는 것과 달리, 일본은 ‘유통사의 제조사 흡수’라는 정반대의 경로를 걷는 사례가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노지마의 이번 인수는 일본 가전 업계의 전통적인 질서를 파괴하는 사건”이라며 “유통과 제조의 경계가 붕괴되는 지각 변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