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환율(1482.3원) 적용 시 트랙스 시작가 3482만 원… '가성비' 수식어 무색
포드·스텔란티스 철수로 미국 브랜드 내 '최저가' 등극했으나 가격 압박 심화
현대차 베뉴·닛산 킥스와의 가격 격차 좁혀지며 보급형 SUV 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포드·스텔란티스 철수로 미국 브랜드 내 '최저가' 등극했으나 가격 압박 심화
현대차 베뉴·닛산 킥스와의 가격 격차 좁혀지며 보급형 SUV 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1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잘롭닉(Jalopnik)의 보도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 산하 쉐보레 브랜드의 2026년형 트랙스 시작 가격은 탁송료를 포함해 2만 3495달러로 책정됐다.
23일 현재 환율인 달러당 1482.3원을 적용하면 한화 약 3482만 원에 달해, 2년 전 출시 당시보다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입 가격 부담은 한층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홀로' 남은 미국산 보급형 SUV… 20만 대 판매 신화의 배경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0만 4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쉐보레 트랙스는 혼다 HR-V와 기아 셀토스를 제치고 소형 SUV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GM 데이터 분석 기관인 GM 어소리티(GM Authority)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트랙스는 쉐보레 전체 SUV 라인업 중 실버라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독주는 경쟁사들의 연쇄 탈락이 빚어낸 결과다. 포드는 지난 2022년 에코스포트를 단종시켰고, 스텔란티스 그룹은 당초 2026년형으로 선보일 예정이던 닷지 호넷의 저가형 모델 생산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자동차 제조사 중 2만 달러 초반대의 소형 SUV를 제안하는 곳은 GM이 유일하다. 하지만 잘롭닉의 보도에 의하면 "2024년 2세대 출시 당시보다 기본 가격이 2000달러(약 296만 원) 인상되어 '가성비'라는 수식어가 점차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베뉴와 200만 원 격차… 안개 속 '초저가' 주도권 경쟁
미국 브랜드를 제외한 전체 보급형 SUV 시장으로 시각을 넓히면 쉐보레 트랙스의 위상은 한층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이는 쉐보레 트랙스 LS 모델의 환산 가격인 3482만 원보다 약 199만 원 저렴한 수치다.
특히 환율이 달러당 1482.3원까지 치솟으면서 두 모델 간의 가격 차이는 소형 SUV 구매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200만 원' 선에 턱밑까지 차올랐다.
순수하게 낮은 가격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실속파 소비자들에게는 현대차의 가격 정책이 더욱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닛산 킥스 S 트림이 2만 4275달러(약 3598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트랙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쉐보레 라인업 내 상급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2만 5095달러(약 3719만 원)부터 시작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과 200만 원 내외의 미세한 차이가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되는 보급형 시장의 특성상,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조정 여부가 향후 점유율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저한 원가 절감 전략… 3기통 엔진과 전륜구동의 명암
쉐보레가 트랙스의 가격을 2만 3000달러 선에서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드웨어의 극단적인 단순화에 있다. 2026년형 트랙스는 137마력을 발휘하는 1.2리터 3기통 터보 엔진 단일 사양으로 운영된다.
이는 경쟁 모델인 닛산 킥스의 2.0리터 4기통(141마력)이나 현대차 베뉴의 1.6리터 엔진과 비교해 실린더 수가 적어 진동과 소음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트랙스는 소형 SUV 구매자의 선호도가 높은 사륜구동(AWD) 옵션을 아예 제공하지 않는다. 오직 전륜구동 방식만 채택해 원가를 낮췄다.
또한 기본 트림인 LS 모델에는 알루미늄 휠 대신 17인치 스틸 휠이 장착되며,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 핵심 안전 사양은 395달러(약 58만 원)의 추가 패키지로 분리했다.
이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선택권을 좁힌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국 경제 전문 분석가들은 고금리 기조 정착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성능'보다 '지불 가능성'에 집중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GM이 한국 생산 기지를 활용해 트랙스의 가격을 억제하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인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한다.
향후 소형 SUV 시장은 단순히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안전 및 편의 사양을 얼마나 기본 구성에 포함하느냐가 승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와 닛산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사양 보강을 병행하고 있어, 쉐보레가 ‘미국 브랜드 중 최저가’라는 타이틀만으로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