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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밀라노를 홀렸다… '레트로' 르노와 '본질' 아우디가 쓴 2026년 디자인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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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밀라노를 홀렸다… '레트로' 르노와 '본질' 아우디가 쓴 2026년 디자인 승부수

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서 확인한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기술' 넘어 '감성' 입증한 브랜드가 승자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디자인 리더' 자리에 올랐다. 사진=현대자동차(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디자인 리더' 자리에 올랐다. 사진=현대자동차(제네시스)
2026년 자동차 디자인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린 '2026 자동차 디자인 어워드'는 전기차 시대의 생존 방정식이 '기술'에서 '감성'으로 이동했음을 증명했다고 모터1이 보도했다. 1984년 오토 앤드 디자인(Auto & Design) 매거진이 창설한 이 상은 2016년 부활한 이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 표준을 제시하는 척도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콘셉트 카, 양산차, 브랜드 디자인이라는 세 가지 핵심 부문을 통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디자인 전략이 무엇인지 명확한 답을 내놨다. 핵심은 '낯선 미래'가 아닌 '익숙한 과거의 재해석'과 '강력한 정체성'이다.

르노의 '레트로'와 아우디의 '본질'


양산차 부문 우승은 르노 트윙고가 거머쥐었다. 르노는 5(Renault 5)에서 시작해 4(Renault 4)로 이어진 복고풍(Retro) 트렌드를 트윙고까지 성공리에 확장했다. 1세대 모델의 미니 MPV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르노의 전략은 과거의 영광을 현재의 수익 모델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셉트 카 부문에서는 아우디의 신임 디자인 책임자 마시모 프라셀라가 설계한 '로드스터 콘셉트 C'가 1위를 차지했다. 프라셀라 체제하의 아우디는 화려한 기교를 덜어내고 디자인의 본질에 집중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차량이 향후 아우디 전 라인업의 스타일링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랜드 디자인 언어 부문에서는 지프(Jeep)가 1위를 차지했다. 수많은 브랜드가 에어로다이내믹을 핑계로 개성을 잃어갈 때 지프는 고유의 직선과 정체성을 고수하며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제네시스, 글로벌 럭셔리 '디자인 리더' 올라


이번 어워드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GT는 콘셉트 카 부문 2위, 브랜드 디자인 언어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는 단순히 '한국차가 예뻐졌다'는 수준을 넘어섰다. 제네시스는 이미 독일 아우토빌트(Auto Bild) 독자 설문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유럽 시장에서 디자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과거 가성비 중심이었던 한국차는 이제 독자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유럽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의 문법을 주도한다. 다만, 디자인 성과를 넘어 수십 년간 축적된 브랜드 헤리티지를 어떻게 지속가능한 유산으로 계승할지가 제네시스에 남은 과제다. 한국차는 이제 '따라가는 추격자'를 넘어 전 세계가 기대하는 '글로벌 디자인 리더'로 완전히 체질을 바꿨다.

투자자가 봐야 할 디자인 전략 체크포인트


디자인은 이제 기업의 미래 매출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다. 투자자와 소비자는 향후 자동차 시장을 관망할 때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이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고유의 디자인 유산을 유지하는가? 지프의 1위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 브랜드가 결코 도태되지 않음을 증명한다.

둘째, 레트로 트렌드의 수익화 능력이다. 르노처럼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현대적 플랫폼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식하는가?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확실한 수단이다.

셋째, 디자인과 기능의 타협점이다. 아우디 콘셉트 C처럼 미니멀리즘을 통해 필수 요소를 극대화했는가? 기술적 완성도를 디자인으로 얼마나 세련되게 포장하는지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패를 가른다.

자동차 디자인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올해 밀라노에서 수상한 차량과 브랜드는 단순한 심미적 우승자가 아니다. 이들이 제시한 디자인 문법은 향후 5년, 10년 뒤 도로 위를 달릴 모든 차량의 표준이 될 것이다. 시장은 이제 '누가 더 멀리 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기억되느냐'를 묻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