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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OPEC 탈퇴, 유가 급등 아닌 ‘폭락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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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OPEC 탈퇴, 유가 급등 아닌 ‘폭락 변수’ 부상

러시아 “이란 전쟁 끝나면 산유국 간 증산 경쟁 촉발…가격 하락 불가피” 경고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부 장관이미지 확대보기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부 장관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가 단기 유가 급등보다 중장기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동 전쟁이 끝나고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산유국 간 증산 경쟁이 촉발되며 가격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UAE 탈퇴 이후 OPEC의 생산 통제력이 약화되면 유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부 장관은 “현재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해 제약받고 있지만, 이후 각국이 조율 없이 생산을 늘리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 “지금은 공급 부족, 이후엔 공급 과잉”


현재 유가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는 물류 차질에 따른 일시적 공급 제한에 가깝다는 평가다.

실제로 UAE 역시 OPEC 탈퇴를 선언했지만 해협 봉쇄로 수출이 제한되면서 당장 생산 확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상 운송이 정상화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HSBC는 UAE 국영 석유기업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생산량을 하루 340만배럴 수준에서 450만배럴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존 OPEC 할당량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 사우디·러시아까지 “가격 경쟁” 가능성


문제는 이 같은 증산이 UAE 단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다. OPEC의 조율 기능이 약화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과거처럼 산유국 간 가격 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T는 UAE 탈퇴가 OPEC 내부 결속을 약화시키고 다른 회원국들의 감산 이탈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역시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향후 최소 3년간 유가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동 전쟁 이후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유가 방향, 전쟁 이후가 더 중요”


현재 시장은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방향성은 전쟁 이후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정상화되는 순간 그동안 억눌렸던 생산 능력이 동시에 시장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UAE는 낮은 생산 비용과 확대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증산이 가능한 국가로 평가된다. 이는 유가 하락 압력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공급 충격이 아니라 ‘단기 급등, 중장기 하락’이라는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역시 유가 수준보다 산유국 간 협력 구조가 유지될지 여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