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재생에너지 수요 폭발… 이베르드롤라·에넬·브룩필드 '3대 수혜주' 부상
화석연료 의존 탈피 가속화… 글로벌 투자 자금, 중국 공급망 대신 서구권 '운영사' 정조준
화석연료 의존 탈피 가속화… 글로벌 투자 자금, 중국 공급망 대신 서구권 '운영사'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 에너지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가운데, 화석연료 가격 급등에 직면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주권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유례없이 높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석유·가스 가격 폭등이 단기적으로는 서구권 에너지 기업에 호재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태양광·배터리 등 클린에너지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태양광 장비 수출은 전월보다 2배 늘었으며, 배터리 수출 역시 44% 급증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녹색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에너지 안보가 곧 국방… 유럽·아시아, 화석연료와 결별 가속
최근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생존'과 '주권'을 위해 클린에너지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에드윈 팔마 에헤아(Edwin Palma Egea) 콜롬비아 광물에너지부 장관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이후에도 화석연료가 일정 역할을 하겠지만, 각국은 독립적인 에너지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환을 서두를 것"이라며 "더는 외국의 전쟁에 에너지 운명을 맡기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은 기민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말 "자국 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통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단 7주 만에 유럽의 화석연료 수입 비용은 240억 유로(약 41조 5224억 원)나 급등했다. 이는 최근 유로-달러 환율 및 달러-원 환율(1471.8원)을 적용할 때 유럽 경제에 엄청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자본경제연구소(Capital Economics)의 레아 파이(Leah Fahy)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 뉴질랜드의 전기차(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인도와 호주 역시 50%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고유가 회피를 위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산 공급망 리스크 우려… "제조사보다 운영사에 주목하라"
클린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투자 전략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 태양광 핵심 부품의 80%를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나, 과잉 생산과 정부 규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진코솔라(JinkoSolar)는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가가 21%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장비 제조사보다는 재생에너지 단지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유틸리티'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벤 빌라프스키(Ben Bielawski) 더프앤펠프스 투자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란 전쟁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에 강력한 순풍이 될 것"이라며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Iberdrola)를 최우선주로 꼽았다.
이베르드롤라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수준에서 거래 중이며 2.7%의 배당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탈리아의 에넬(Enel) 또한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PER 13배라는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과 4.9%에 이르는 높은 배당 수익률이 강점이다. 다만 이베르드롤라보다 높은 부채 비율은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원전부터 태양광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한 '브룩필드' 부각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산하의 브룩필드 리뉴어블(Brookfield Renewable)은 가장 안정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46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원자력 분야의 경쟁력이다.
브룩필드는 미국 대형 원자로 설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탄소 중립의 핵심 교두보인 원전시장의 수혜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운영자금(FFO)은 해마다 10%가량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3.9%의 배당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환율이 1471.8원을 웃도는 고환율 국면에서는 달러 기준 배당 매력이 높은 글로벌 에너지 운영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단순 장비 제조보다는 안정적인 운영 수익과 배당을 제공하는 글로벌 대장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