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 무기 수출 허용하며 79년 ‘평화 헌법’ 실질적 무력화
한국·폴란드, 일본산 첨단 부품·기술 확보로 공급망 다변화 가속
한국·폴란드, 일본산 첨단 부품·기술 확보로 공급망 다변화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3일 폴란드 매체 WNP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이제 ‘무기’와 ‘비무기’를 구분해 비무기 체계는 제한 없이 수출하고, 살상 무기는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17개 우방국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달, 호주와 현대식 호위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초정밀 기술 거인’ 일본의 가세… 10조 원 규모로 커진 방산 몸집
일본 방산 시장의 변화는 숫자로 증명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재소(SIPRI) 조사 결과, 2023년 일본 주요 방산 기업의 매출 총액은 전년 대비 35% 급증한 100억 달러(약 14조 76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 주요 방산 기업들의 수출 규모와 맞먹는 수치로, 일본 기업들이 과거 ‘수익성 낮은 부업’으로 여기던 방산 분야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일본의 산업 지형은 생산 기지 확장과 인력 재배치 등 급격히 재편 중이다.
IHI는 2028년 완공 목표로 로켓 엔진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재팬스틸웍스(JSW)는 히로시마에 새로운 화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과 도시바는 민수 분야 인력을 방산 부문으로 대거 이동시키며 수출용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죽음의 상인’이라는 오명을 우려해 방산 확장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기시다 정부에 이어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 체제가 들어서며 “방산 리스크보다 국가 안보와 경제 실익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폴란드와 한국, 일본산 ‘첨단 부품’ 노린다… 전략적 협력의 서막
한국 방산의 최대 고객인 폴란드는 일본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산 무기체계를 대량 도입한 폴란드는 이제 일본 첨단 전자 부품과 광학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한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방산 강소기업인 WB그룹은 일본 신메이와(ShinMaywa)와 무인 항공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의 실전 경험과 일본의 정밀 부품 기술이 결합하는 구조다. 일본 측은 폴란드를 자사 무기체계의 유럽 진출 거점으로 점찍고, 안티 드론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 등 일본이 강점을 가진 ‘비무기’ 영역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향후 방산 시장의 3대 변곡점
일본의 방산 시장 진출은 우리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나토(NATO) 표준화 속도다. 일본 무기체계의 고질적 약점인 독자 규격이 나토 표준과 얼마나 빠르게 통합되는지가 일본산 무기의 가격 경쟁력을 결정한다.
둘째, 한-일 공급망 결합이다. 한국의 체계 종합 능력과 일본의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협력 모델을 구축할지, 아니면 동남아 등지에서 정면충돌할지가 관건이다.
셋째, 미국의 중재 역할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일본의 방산 생산력을 얼마나 독려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방산 밸류체인의 축이 이동할 수 있다.
일본의 방산 빗장이 풀린 것은 단순한 무기 판매 확대를 넘어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안보 경제 블록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제 방산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국가 간 첨단 기술 패권과 공급망 통제권을 결정짓는 가장 날카로운 경제 안보의 칼날이 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