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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쏘아 올린 ‘차이나 메탈’ 호황... 알루미늄 수출 역대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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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쏘아 올린 ‘차이나 메탈’ 호황... 알루미늄 수출 역대 최대치

중동발 공급 마비에 중국산 반사 이익... 클린테크 수요 폭증이 견인
에너지 전환 가속화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중국 금속... 글로벌 공급 공백 메우며 독주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구의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구의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 원자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인 중국이 알루미늄과 구리를 앞세워 전례 없는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으로 중동 내 알루미늄 생산 시설이 타격을 입고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글로벌 구매자들이 대안을 찾아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각), 중국의 올해 알루미늄 제품 출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공급 부족을 넘어, 고유가 상황 속에서 전 세계가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과 전기차 등 ‘클린테크’로의 전환을 서두르면서 중국산 금속 수요를 더욱 자극하는 양상이다.

중동 공급망 붕괴와 런던-상하이 가격 격차가 만든 ‘수출의 문’


중동 전쟁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가했다.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약 9%를 담당하는 페르시아만 인근 제련소들이 잇따른 공격으로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중국 내부와 외부의 가격 차이다. 중국 정부가 국내 물량 확보를 위해 원자재 수출 관세를 유지함에 따라 그간 중국산 1차 알루미늄은 해외 구매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중동발 공급 마비로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서 런던과 상하이 시장의 가격 차(아비트라지)는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러한 가격 역전 현상은 중국 가공업체들에 거대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대신 관세 혜택이 있는 ‘가공 제품’ 형태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비철금속공업협회의 모 신다(Mo Xinda) 경량금속부 이사는 최근 회의에서 “해외 프리미엄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전력망부터 전기차까지... ‘데이터’가 증명하는 차이나 클린테크의 역습


중국의 이러한 수출 강세는 실제 물동량 지표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특히 전력망 구축의 핵심 부품인 알루미늄 연선(Strand)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 제품은 최근 중국 정부의 수출 세액 공제 폐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정책적 수혜까지 입으며 날개를 달았다. 업계에서는 지난달과 이달 합산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4만~5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 원자재를 넘어 이를 가공한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성장세는 더욱 위협적이다. 중국 세관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구리선과 케이블 수출은 11만 8000톤으로 전년 대비 약 9.4% 증가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태양전지는 3월 한 달에만 68GW(기가와트)의 기록적인 수출량을 보였는데, 이는 전월 대비 무려 100% 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흐름은 모빌리티와 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서도 포착된다. 지난 1분기 기준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0.4%를 기록했으며, 3월 한 달간 배터리 수출액은 100억 달러(약 14조 485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전기차(EV) 수출은 3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77.5% 급증했으며, 최근 1년간 누적 수출액은 760억 달러(약 110조 860억 원)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내수 침체 넘은 ‘수출 드라이브’... 지정학적 위기 속 굳어지는 ‘중국 허브론’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신이 셴(Xinyi Shen) 선임 고문은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미 비용과 규모, 공급망 통합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글로벌 수요가 갑작스럽게 팽창할 때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곳은 중국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수출 호황은 오랜 부동산 위기로 내수 부진을 겪던 중국 기업들에게 확실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

올해 중국 내 구리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3.8%)보다 낮은 2.8%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의 폭발적 수요가 내수 침체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독주 체제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다. 영국의 원자재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 Ltd.)는 최근 보고서에서 “고유가 부담이 전기차 수출 강세를 지지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지만, 프랑스 등 서구권 국가들이 중국산 금속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의 포화 속에서 중국은 글로벌 클린테크 공급망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허브’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모양새다.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는 한, 국제 금속 가격의 변동성을 타고 흐르는 중국산 가공 제품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