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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발 '태양광 대숙청'… 韓 기업엔 기회인가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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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발 '태양광 대숙청'… 韓 기업엔 기회인가 위기인가

공급망 불확실성에 미 공장 건설 중단 속출… 중국계 배제 정책이 부른 역설
국내 업계, 보조금 수혜 확대 기대 속 '탈중국' 공급망 재편 압박 가중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달튼 태양광 패널 공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달튼 태양광 패널 공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연계된 태양광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에 나서면서, 미국 내 태양광 제조 공장 신설 붐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태양광 설치 업체와 금융권, 보험사들은 최근 완공된 미국 내 공장 중 최소 6곳 이상과 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중국 자본이나 기술과 연관되어 향후 청정에너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보조금 중단 공포에 얼어붙은 미 태양광 시장


지난해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이른바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이 미 태양광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이 법안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는 동시에,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 기업의 보조금 수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의 세부 지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최대 가정용 태양광 설치 업체인 선런(Sunrun)은 지난 1월 협력사들에 보낸 문건을 통해 캐나디안 솔라, JA솔라, 진코솔라, 롱기(LONGi), 트리나솔라 등 중국계 기업들을 승인된 공급업체 목록에서 제외했다.

자금줄도 막히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재무부 지침에 따라 세액 공제가 소급 무효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 금융(Tax-equity financing)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

보험사들 역시 세제 혜택 박탈 위험에 대한 보험 인수를 거부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공급망 탈중국화의 딜레마: 비용 상승과 전력난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미국 내 중국 기업의 영향력을 지우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와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장비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가동 중인 태양광 모듈 생산 용량 약 66GW(기가와트) 중 25GW 이상이 중국계 기업 소유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서 태양광 설치 지연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개발사 '리뉴어블 프로퍼티스'의 아론 할리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전력 생산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회사는 중국 연루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공급처를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퍼스트 솔라(First Solar)로 급히 변경했다.

중국계 기업들은 지분 매각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롱기는 미국 인베너지와 합작한 오하이오 공장 지분을 25% 미만으로 낮췄고, 진코솔라는 미국 자회사 지분 75.1%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무부가 '실질적 통제' 여부를 엄격히 따질 경우 이러한 고육지책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 태양광 업계의 명암과 향후 전망


미국 시장의 이번 지각 변동은 한국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선런이 발표한 공급 가능 목록에는 한화큐셀(Qcells)과 같은 비중국계 기업들이 포함되며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대규모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며 미국 내 최대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심하기 이르다고 조언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 정부가 중국산 부품이나 기술이 들어간 제품 전체를 정조준할 경우, 공급망 하단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의 향방은 조만간 발표될 미 재무부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달려 있다.

세무 자문사 베이커 틸리의 피터 헨더슨 수석은 "현재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곳은 중국과 소유권 관계가 명확히 단절된 기업들"이라며 "재무부 지침이 미국 내 청정에너지 전환 속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