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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 거품인가 기회인가"… 글로벌 반도체 시총 '3.8조 달러' 2차 폭등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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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 거품인가 기회인가"… 글로벌 반도체 시총 '3.8조 달러' 2차 폭등의 실체

인텔 239%·마이크론 770% 수직 상승… 월가 "닷컴 버블과 달리 실적 뒷받침된 저평가"
"플라스틱 가짜 부품 유통" 공급망 교란 비상… 한국 투자자가 챙겨야 할 실적 지표 3가지
인공지능(AI) 열풍이 단순한 학습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시대로 진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2차 폭등기'를 맞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열풍이 단순한 학습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시대로 진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2차 폭등기'를 맞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열풍이 단순한 학습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시대로 진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2차 폭등기'를 맞았다. 지난 6주 사이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38000억 달러(5580조 원)가량 불어났다. 이는 대한민국 1년 국내총생산(GDP)2.5배를 웃도는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최근 20265월 현재 반도체 시장이 과거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하는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을 실체 없는 기대감이 아닌, 폭발적인 실적 성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된다고 분석한다.

26년 만에 깨진 인텔의 침묵… AI 에이전트가 바꾼 판도


지난 9(현지시각) WSJ 보도에 따르면, 최근 상승장의 가장 큰 특징은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전 영역으로 온기가 확산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던 인텔은 올해 들어 주가가 239% 폭등하며 26년 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샌디스크(558%)와 마이크론(770%) 역시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있다.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24시간 가동되며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학습용 GPU뿐만 아니라 연산을 돕는 CPU,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어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제이너스 헨더슨의 조나단 코프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는 '토지 탈취(Land grab)'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업이익 4조 엔' 키옥시아의 부활… 삼성·SK3파전 격화


메모리 분야의 지각 변동도 매섭다. 일본의 낸드플래시 전문 기업 키옥시아는 오는 20273월기 영업이익이 4조 엔(37조 원)에 달해 일본 시총 1위 토요타자동차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10일 닛케이가 보도했다.

키옥시아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1조 엔(93500억 원) 미만이었으나, 현재 24조 엔(224조 원)까지 치솟으며 일본 증시 5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장기 기억 저장 장치인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537000억 원, 376000억 원이 넘는 기록적인 이익을 내며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주가가 770% 올랐음에도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8.9배에 불과하다. S&P 500 평균인 23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데니스 치좀 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변칙적인 특징은 이익 성장세가 주가 상승 속도보다 더 강력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플라스틱 가짜 메모리 주의"… 광풍 속 '공급망 교란' 경보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도 감지된다. 최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가짜 DDR5 메모리가 대량 유통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라벨을 붙였으나 실제로는 플라스틱 가짜 칩이나 타사 위조 부품을 혼용한 조악한 제품들이 일본 야후 등 온라인 채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AI 기업들이 반도체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시중 공급이 극도로 부족해진 탓이다. 실리콘모션의 CEO"AI 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을 선점하면서 메모리 및 SSD 부족 현상이 오는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포모(FOMO)'보다 '지표'를 보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다. 아마존, 구글, MS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계획 수정 여부를 매 분기 확인해야 한다.

둘째, 공정 수익률(Yield)과 공급 병목이다. 2nm(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의 수율 확보 여부가 기업별 실적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셋째, 실질 PER 추이다. 주가 상승이 이익 성장 속도를 추월해 PER20배를 넘어설 경우, 그때부터는 '버블'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비중 조절을 검토해야 한다.

"이번엔 다르다"는 말은 투자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격언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의 반도체 시장은 막연한 기대가 아닌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 장세의 초입에 있다. 공급 부족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투자자들은 가짜 부품과 같은 시장 교란 요인을 경계하며 철저히 실적 중심의 선별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