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E 구리 선물 톤당 13,655달러… 연초 저점 대비 20% 폭등하며 장중 최고가 정조준
중동 전쟁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제련 필수재 ‘황산’ 공급 위기… 최대 수출국 中도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복구 지연·LME 재고는 역대 최고… “실물 없는 과열 주의보”
중동 전쟁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제련 필수재 ‘황산’ 공급 위기… 최대 수출국 中도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복구 지연·LME 재고는 역대 최고… “실물 없는 과열 주의보”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공급 쇼크 우려를 틈타 투기성 자본이 구리 선물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가격 상승을 맹렬히 주도하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시장은 AI 기반의 강력한 수요 기대감과 지정학적 공급 리스크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이례적인 과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톤당 13,655달러 돌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불붙인 구리 랠리
지난 20일 LME에서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구리 선물 계약은 톤당 13,655.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란발 중동 전쟁 위기로 위험 회피 심리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말 연초 누적 최저점과 비교해 불과 두 달 만에 약 20%나 가파르게 반등한 수치다.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13일 14,196.50달러까지 치솟으며, 올해 1월 29일 기록했던 역사적 장중 최고치(14,527.50달러)를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이 같은 구리 고공행진의 일등 공신은 단연 AI 인프라 붐이다. 구리는 AI 구동의 핵심 기지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배선과 고전력 케이블에 대체 불가능한 필수 금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구리 수요가 올해 2026년 약 76만 톤 수준에서 오는 2028년에는 약 130만 톤 규모로 2배 가까이 폭증할 것이라는 정밀 추정치를 내놓으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AI 시장의 무한 성장을 확신한 투자자들이 AI 관련 기술 주식뿐만 아니라 구리 선물 시장으로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중동 호르무즈 봉쇄에 ‘황산’ 쇼크… 중국마저 문 잠갔다
현재 구리 제련에 쓰이는 황산의 원료인 유황은 중동 지역 산유국들이 전 세계 수출량의 약 절반(50%)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유황의 물류길이 꽉 막혔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유황 수출 대국인 중국 정부마저 자국 내 공급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삼기 위해 이달(5월)부터 유황 수출을 전격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칸지 타지마 도요타 츠쇼 메탈스 재팬 최고책임자는 “황산 공급망 마비 문제가 글로벌 구리 실물 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광산 악재 속 제련 기업들 비명… “투기 자본이 만든 과열 징후”
원광을 캐내는 광산 부문의 공급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세계 2위 구리 생산지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Grasberg) 광산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대규모 진흙사태(머드플로우)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올해 하반기까지 생산량을 85% 수준으로 회복하려던 로드맵은 지난 4월 말 기준 65% 회복 수준으로 전격 하향 조정되며 공급 가이드라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전 세계 생산량의 1% 이상을 담당하던 파나마의 코브레 파나마 광산이 환경 규제 여파로 2023년부터 가동 중단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구리 광석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노무라 카즈토모 미즈호 은행 이사는 “그라스버그 광산의 복구 지연이 글로벌 광석 부족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공급 우려가 AI 수요 기대감과 결합하면서 투기성 펀드 자금의 유입 속도는 한 달 반 만에 두 배(순매수 포지션 약 4만 건)로 폭증했다.
니이무라 나오히로 시장위험자문 공동대표는 “현재 구리 시장은 실물 거래가 아닌 순수한 투기적 화폐가 가격 형성을 좌지우지하는 과열 상태”라고 꼬집었다.
구리 가격 상승으로 스미토모 금속 광산 등 대형 제련사들은 세전 이익이 수백억 엔씩 증가하는 단기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지극히 신중한 입장이다. 중동발 자원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도리어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전방위적인 구리 수요 붕괴(디스트럭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20일 기준 LME의 구리 실물 재고는 약 40만 톤으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실제 현물 시장이 물리적 고갈 상태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가전 및 원자재 전문가들은 구리가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닥터 코퍼)인 만큼, 투기 자본이 만든 이번 거품을 깨고 사상 최고치를 안정적으로 돌파하려면 글로벌 실물 경기 자체가 실제로 살아나고 있다는 명확한 경제 개선 신호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