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대신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체제를 전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제정한 ‘지니어스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을 처음으로 마련하면서 달러 기반 디지털 결제망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 법안 통과 전 “달러 지배력과 미국 금융 영향력을 확대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말했다.
◇ “달러에 미국식 디지털 옷 입힌다”
미국의 전략은 단순하다. 미래 화폐가 디지털로 이동할 경우 그 디지털 화폐 역시 달러 중심 체계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대신 민간 기업들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확산시키도록 하는 자본주의식 해법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정부가 개인 지갑과 결제 시스템을 직접 통제하는 CBDC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정부와 개인 결제 사이에 민간 기업을 두는 방식이라 정치적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 “연 33조달러 거래”…美 국채 새 매수세력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이미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33조달러(약 5경1247조원)에 달했다.
시장 전체 규모는 약 2500억~3000억달러(약 379조7500억~455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98~99%가 달러 기반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다.
테더와 서클 같은 업체들은 단기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자로 떠올랐으며 일부 국가는 물론 주권국 수준의 보유 규모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이를 사실상 “새로운 국채 수요 기반”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미국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도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정부 차입 비용을 낮추고 국가부채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달러 패권 핵심은 결국 신뢰”
다만 블룸버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을 근본적으로 지켜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 확대가 달러 수요를 늘릴 수는 있지만 기존 달러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 이동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리존 SLJ캐피털의 스티븐 젠은 “아무리 빠르게 성장해도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10년 미국 신규 국채 발행의 3분의 1 정도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 패권의 핵심은 기술보다 제도 신뢰라고 강조했다.
달러 기축통화 지위는 법치주의, 중앙은행 독립성, 개방된 금융시장, 미국 정책 신뢰성 등에 기반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 정치 보복 논란, 동맹국 갈등 등은 오히려 달러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를 인터넷 속도로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기축통화 지위를 떠받치는 정치·제도적 신뢰 자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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