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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직원들, IPO 앞두고 ‘부의 공동 관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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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직원들, IPO 앞두고 ‘부의 공동 관리’ 나섰다

1000명 넘는 직원, 자산 30조 원 규모 집단 협상 돌입
오픈AI·앤스로픽 등 유니콘 기업 ‘부의 관리’ 새로운 표준 제시
텍사스주 남단 보카치카 지역의 스페이스X 우주기지 '스타베이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텍사스주 남단 보카치카 지역의 스페이스X 우주기지 '스타베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SpaceX) 직원들이 거액의 자산 관리를 위해 금융권과 ‘집단 협상’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다.

블룸버그의 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상장을 통해 직원들의 막대한 스톡옵션을 현금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원들이 개별 자산 관리 대신 집단적 구매력을 앞세워 금융 비용을 낮추고 전문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집단 파워’로 수수료 낮추고, VIP 서비스 확보


블룸버그가 입수한 지난 5월 내부 문건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전·현직 직원 1000명 이상이 IPO 이후 얻게 될 천문학적인 자산 관리를 위해 대규모 연합을 구성했다.

이들은 단순히 자산 관리 서비스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과 직접 ‘가격 협상’에 나섰다.

핵심은 ‘비용 효율성’이다. 이들은 현재 20곳 이상의 금융 자문사와 민간 은행을 후보군에 두고 접촉 중이다. 기존 자산 관리 업계의 관행인 자산 관리 수수료(AUM) 1%를 절반 이하인 0.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직 스페이스X 엔지니어 아이샤 아유브(Aisha Ayoub)를 중심으로, 현재 그룹이 운용하려는 자산 규모는 최대 200억 달러(약 30조 5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브라이언 워너 윈스롭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직원들이 스스로의 구매력을 인지하고 전문적인 자산 관리를 위해 집단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고성장 기업 직원들 사이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 매각 없이 현금화하는 ‘복잡한 금융 기술’ 추구


스페이스X 직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넘어선다. 이들은 주식을 당장 매각해 세금을 내는 대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식 기반 대출(Equity-based lending)’이나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과 같은 고도의 전략을 금융사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주식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자본이득세를 이연(defer)시키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옵션 전략을 활용한 ‘합성 변동 선도 계약(Synthetic VPFC)’이나 ‘칼라(Collars)’, ‘박스 스프레드(Box spreads)’와 같은 파생상품 기법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헤지펀드나 패밀리 오피스 등 이른바 ‘슈퍼 리치’들이 사용하는 세금 절감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도미닉 코라비 웨드몬트 프라이빗 캐피털 공동창업자는 “갑작스럽게 막대한 부를 획득한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이러한 집단 협상은 당연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직원들은 금융 서비스 제공자를 상대로 더 나은 가격과 우월한 지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IPO, 거대 AI·우주 경제의 시험대


이번 협상은 스페이스X가 상장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르면 이번 달 상장을 목표로 비밀리에 IPO를 추진 중이며, 기업 가치는 최소 1조 8000억 달러(약 2752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조달액만 750억 달러(약 1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상장은 기술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전망이다.

상장 이후 스페이스X의 2만 2000명에 달하는 직원 중 상당수가 새로운 백만장자로 거듭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스페이스X 직원들의 집단 대응은 상장을 앞둔 다른 대형 AI 기업들인 오픈AI(OpenAI)와 앤스로픽(Anthropic) 직원들에게도 하나의 ‘재무 플레이북(Wealth Playbook)’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스페이스X 직원들의 움직임이 향후 IPO 시장의 권력 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기업 내부자가 상장 전부터 집단적 행동을 통해 금융 시장의 조건을 재설계하는 새로운 ‘금융 주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스페이스X 직원들의 사례는 단순한 재테크 모임을 넘어, 대규모 스톡옵션이 일반화된 실리콘밸리의 ‘부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세금 이연과 효율적 자산 배분을 위해 개별 대응이 아닌 집단 협상을 택했다는 점은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임직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이러한 복잡한 파생상품 전략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손실 위험도 존재하므로, 집단 협상의 성과가 실제 개인의 자산 방어로 이어질지는 시장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