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역사회 압박에 무릎” 현대제철, 美 루이지애나 공장 가스히터 전격 전면 전기화

글로벌이코노믹

“지역사회 압박에 무릎” 현대제철, 美 루이지애나 공장 가스히터 전격 전면 전기화

환경단체 압박 속 가스히터 9기 전기식 전환 및 대기오염 물질 최대 절반 삭감 보완서 제출
연간 온실가스 2.2만 톤 및 질소산화물 500톤 감축 조치… 미세먼지도 절반으로 줄여
‘암 골목(Cancer Alley)’ 오염 가중 논란 지속… 연 76만 톤 추가 감축 및 친환경 수소 도입 압박 가시화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제안한 58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항공 허가 신청서에 오염 감축 변경 사항을 담아 루이지애나 환경품질부(LDEQ)에 최종 제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제안한 58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항공 허가 신청서에 오염 감축 변경 사항을 담아 루이지애나 환경품질부(LDEQ)에 최종 제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추진 중인 대규모 제철소 건립 계획과 관련해 현지 환경단체와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자, 공장 설비를 가스 화력에서 전기식으로 전격 전환하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대폭 삭감하는 보완책을 제출했다.

5일(현지시간) 친환경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제안한 58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 규모의 제철소 항공 허가 신청서에 이 같은 오염 감축 변경 사항을 담아 루이지애나 환경품질부(LDEQ)에 최종 제출했다.

이번 결정은 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지역이 이미 미국 내에서 산업 오염으로 악명 높은 일명 '암 골목(Cancer Alley)'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법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공정 설비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라는 미국 최대 풀뿌리 환경단체 시이에라클럽(Sierra Club) 등의 거센 압박에 따른 것이다.

가스에서 전기로… 온실가스 연 2.2만 톤, 스모그 원인 물질 500톤 감축


현대제철이 제출한 업데이트된 신청서에 따르면, 회사는 제안된 제철소에 설치될 예정이던 9개의 산업용 가스 화력 히터를 모두 전기 히터로 전환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에는 효율적인 오염 제어 방안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으나, 이번 보완을 통해 추가적인 오염 제어 장치들이 대거 도입된다.

시이에라클럽은 이 같은 가스에서 전기로의 전환 조치만으로도 해당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22,397톤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가솔린 승용차 약 5,000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배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두 가지 추가적인 촉매 감원 제어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주변 지역사회로 방출되는 스모그 형성 질소산화물(NOx)을 연간 500톤 크게 줄이기로 했으며, 공중보건의 핵심 뇌관인 미세먼지(PM) 오염 예상치도 연간 240톤 수준으로 기존 대비 절반이나 감축하는 진전된 대책을 내놓았다.

“올바른 방향이지만 아직 부족”… 연 76만 톤 추가 감축 및 수소 도입 압박


현대제철의 전향적인 양보에도 불구하고 현지 환경 단체들은 완벽한 친환경 공정 도입을 요구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시이에라클럽은 앞서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현대제철이 공장의 강철 마감 작업 부품까지 완전히 전기화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764,000톤 이상 추가 절감할 수 있으며, NOx와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도 각각 33.38%, 25.2%씩 더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전철화는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현대제철 측의 운영비도 월 270만 달러가량 아낄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레아 이소드 시이에라클럽 수석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전기 히터 전환과 스모그·미세먼지 배출을 크게 줄인 점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한 걸음이며 칭찬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프로젝트가 최종 승인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치명적인 오염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대제철이 캔슬 앨리의 비극적인 산업 오염 유산에 짐을 더 얹는 대신, 시설을 100% 완전 전철화하고 친환경 녹색 수소(Green Hydrogen) 사용을 공식 약속함으로써 지역 사회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LDEQ가 이를 강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정대기법 위반 소송 리스크에 58억 불 제철소 건설 가시밭길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이처럼 파격적인 공정 수정을 감행한 배경에 연방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위반 등에 따른 소송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이에라클럽의 전문가 조사 결과, 현대제철이 작년 12월 최초 제출한 신청서는 연방 청정대기법과 루이지애나 공공신뢰 원칙을 위반한 채 대기오염을 줄이는 대체 기술을 고의로 배제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5월 말에는 '굿 네이버스 루이지애나(Good Neighbors Louisiana)' 연합 대표단이 곤잘레스에 위치한 현대제철 사무실을 직접 항의 방문해 운송 및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 먼지 안전장치 마련 실패를 규탄하는 추가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현지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탄소중립 실현을 향한 서방 진영의 보호무역 및 환경 규제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현지 풀뿌리 사회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58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북미 생산 거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글로벌 철강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