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캉 교수 "타우 법칙 로드맵 현실성 있어"… 올가을 신형 키린 칩 도입 시험대
'물리 공정 통제' 미국 대중 규제 허점 노출… 후공정·패키징 제재 확장 분수령
'물리 공정 통제' 미국 대중 규제 허점 노출… 후공정·패키징 제재 확장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중국 고성능 반도체 수출 봉쇄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국 화웨이의 차세대 초미세 밀도 로드맵을 두고, 미국의 세계적 권위자가 그 이론적 현실성을 공식 인정했다. 화웨이가 전면에 내세운 비전통적 설계 방식이 서구권의 첨단 노광장비 독점 장벽을 우회해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 기술적 진보는 오는 2031년까지 14옹스트롬(Å·1.4나노미터) 공정에 상응하는 트랜지스터 밀도를 구현하겠다는 중국의 경제안보적 독자 노선이 가시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올가을 첫 아키텍처 기반 제품 출하가 유력해지면서, 미국 중심 기술 동맹에 동참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사업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압박이 한층 커지고 있다.
석학이 공인한 '설계 기반 자립' 경로
화웨이센트럴이 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의 최고 석학인 앤드류 캉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석좌교수는 중국 정보기술(IT) 매체 마이드라이버스를 통해 화웨이의 독자 노선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물리 장비 장벽 깨는 '타우 법칙'의 실체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를 전담하는 하이실리콘의 허팅보 대표가 공표한 '타우(τ) 법칙'은 장비 통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다.
네덜란드 에이에스엠엘(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물리적 선폭 미세화를 구조적 설계 혁신으로 대체하는 기법이다. 구체적으로는 시간 상수 타우(저항×커패시턴스)를 줄여 신호 지연을 최소화하는 원칙 아래, 배선을 3차원적으로 접어 넣는 '로직폴딩' 아키텍처와 3D 패키징을 조합해 기존 EUV 기반 스케일링이 가져오는 밀도·성능 향상을 부분적으로 대체·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화웨이는 이 설계를 적용한 첫 상용 반도체를 올가을 키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도입해 시장에 출고한다.
기술적 현실성과 상업적 양산의 한계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중국 SMIC의 기존 7나노급 인공지능(AI) 칩(어센드 910B) 생산 수율은 약 2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노광·식각·계측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공정 복잡도와 원가가 급증하고 있다. 저수율과 장비 고장, 부품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2031년까지 1.4나노급 밀도 칩을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로 찍어낼 수 있느냐는 별개의 난제다.
후공정 규제 시나리오와 한국 반도체의 과제
이러한 중국발 기술 역습은 국내 메모리 진영에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를 던진다. 미 상무부가 설계 혁신과 3D 패키징을 통한 우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 스코프를 에칭·CMP·테스트 등 후공정 영역까지 확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 반도체 장비사 및 파운드리의 중국향 매출 의존도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7나노급 AI 칩과 1.4나노급 등가 설계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구도에서, 한국 기업들은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지셔닝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자 이해를 위한 최종 체크포인트
첫째, 화웨이 신형 키린 및 어센드 칩의 실질 양산 수율과 연산 효율이다. 초기 물량은 약 20%대 저수율이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웨이퍼당 양품 다이 수와 와트당 성능(전력 대비 연산량) 지표를 확인해야 중국의 공급망 자립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둘째, 미 상무부의 대중국 추가 규제 범위와 한국 장비사의 중국향 매출 비중이다. 제재가 첨단 DUV를 넘어 후공정 패키징 기술로 확장될 시, 규제 장벽에 노출되는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공급선 다변화 지표를 점검해야 리스크를 방어한다.
셋째, 국내 메모리 진영의 에이치비엠(HBM) 및 첨단 패키징 선점 속도다. 중국의 국산화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5D 및 3D 패키징 고부가 공정 전환 가속화로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 반도체 석학이 인정한 화웨이의 ‘설계 기반 자립 시나리오’는, 더 이상 물리 장비 통제만으로 중국의 첨단 칩 도전을 봉쇄하기 어렵다는 신호다. 향후 5년은 설계 혁신을 앞세운 중국과 HBM·파운드리 고부가 공정을 앞세운 한·미·대만 동맹 간에, ‘누가 먼저 상업적 수율을 확보하느냐’를 둘러싼 치열한 시간 싸움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