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쏠림, 닷컴 버블 직전 수준… 연말 목표가 7100으로 6% 하락 여지
브로드컴 실적 충격에 반도체 급락, AI 랠리 지속성에 의문부호
브로드컴 실적 충격에 반도체 급락, AI 랠리 지속성에 의문부호
이미지 확대보기CNBC는 8일(현지시각) BofA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Savita Subramanian)이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주식시장에 경고 신호가 너무 많다(Too many red flags)"고 보도했다.
BofA가 추적하는 10개 약세 신호 가운데 5월에는 7개가 발동됐다. 4월의 5개, 3월의 4개에서 빠르게 늘어난 수치다. 수브라마니안은 이 신호들이 역대 약세장 직전 평균인 70% 수준에 근접했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선별 투자를 당부했다.
닷컴 버블의 그림자
가장 주목받는 경고 신호는 기술주 내부의 극단적인 성과 격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술 업종에서 상위 20%와 하위 20% 종목 간 중간값 수익률 차이가 120%포인트에 달해, 인터넷 버블 절정이었던 200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브라마니안은 보고서에서 "기술주 내 성과 격차가 닷컴 버블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며 "2000년 3월 24일 시장이 고점을 찍기 직전 이 격차가 130%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5월 말 S&P 500이 월말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상승‐하락 종목 비율을 나타내는 등락선(advance-decline line)은 이와 반대로 움직이며 극소수 종목만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임을 드러냈다.
BofA에 따르면 S&P 500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현재 25.73배로, 역사적 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평가 상태다.
수브라마니안은 "S&P 500 지수 전체가 아니라 그 안의 개별 종목에서 기회를 찾는다"며 "연말 목표가 7100은 현재 지수보다 6% 낮은 수준"이라고 명시했다.
브로드컴 실적 충격, 반도체 급락으로 현실화
브로드컴은 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2026년 AI 반도체 매출 전망을 상향하지 않고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고, 이것이 시장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브로드컴 주가는 한때 15% 가까이 폭락하며 시가총액 약 3200억 달러(약 488조 원)가 증발했다.
키뱅크캐피털마켓(Keybanc Capital Markets) 주식 분석가 존 빈(John Vinh)은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이 종목들은 AI 분야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 상향이 거듭되면서 모두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여왔다"며 브로드컴을 비롯한 반도체 주가에 대한 하방 압력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전체가 동반 하락한 것은 아니다. 시티그룹(Citigroup) 분석가 아티프 말리크(Atif Malik)는 지난 9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최근 반도체 업종의 조정은 건강한 되돌림"이라며 브로드컴(AVGO),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를 최선호 매수 종목으로 유지했다.
AI 랠리 지속 여부, 시장의 최대 변수로
월가에서는 AI 투자 테마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수브라마니안은 "AI 관련 주식이 현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주식들은 경기 민감형 기업이 아닌 '꿈을 사는(buy-the-dream)' AI 플레이"라며 "2026년에는 작지 않은 공기 구멍을 만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AI가 노동 시장을 강타하기 시작하면 더 광범위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덧붙였다.
현재 S&P 500의 밸류에이션은 BofA가 추적하는 20개 평가 잣대 가운데 18개에서 고평가 신호가 켜져 있다. 수브라마니안은 "지수 전체보다는 헬스케어, 부동산 등 기술주보다 저렴한 업종에서 선별적 기회를 찾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