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균열 공개화… 이란 협상 타결 기대감과 재확전 공포 교차
브렌트유 배럴당 94달러대 마감,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여부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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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심하지 않으면 곧 혼자 싸우게 될 것"이라고 직접 경고했다.
전쟁 발발 100일째를 맞은 8일(현지시각),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포격을 멈추면서 중동 정세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악시오스(Axios) 등 주요 외신이 8일(현지시각) 집중 보도한 이번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해가 구조적으로 엇갈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포격 중단 배경… '빚진 자의 합의'
이번 충돌의 발화점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헤즈볼라 거점을 공습한 것이다. 이란은 이를 4월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일요일 밤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남서부 마슈하르 석유화학단지를 타격하고 테헤란 일대 방공망을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 하이파 석유화학시설에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 비상의료기구는 이번 이스라엘 공격으로 1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망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총격을 멈춰야 한다"고 올린 데 이어 "평화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며, 상황은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군 최고사령부는 곧바로 군사작전 중단을 선언했고, 네타냐후 총리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단,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작전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 역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발이 계속되면 더욱 강력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동상이몽의 민낯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기도 하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밤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공격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미 공격이 진행 중임을 뒤늦게 통보했다.
트럼프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매우 늦게 알려왔다. 이미 출발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제한시켰다"고 말했다. 이어진 8일 오전 통화에서 트럼프는 더 강한 어조로 "비비(Netanyahu 애칭), 조심하지 않으면 곧 혼자 싸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미국과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비비는 정치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전쟁이 필요하고,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야 정치적으로 살아남는다"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텔아비브 안보연구소(INSS) 오퍼 구터만 선임연구원은 WSJ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레바논 문제에서 엇갈려 있다는 점을 상당히 편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의회의장 겸 수석협상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정한 시간에 싸우고, 우리가 정한 시간에 협상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에너지 시장, 불안한 안정세
국제 유가는 이번 교전으로 장중 한때 5% 이상 급등했다가 양측의 공격 중단 선언 이후 상당 폭 되돌렸다.
8일 뉴욕 거래 종료 기준으로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1.16달러(1.3%) 오른 배럴당 94.25달러에 마감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76달러(0.8%) 상승한 91.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전쟁 전날과 비교해 31%, WTI는 37% 오른 수준으로, 4월에는 한때 배럴당 126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이 지난 4월 중순부터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해 왔다.
유럽연합(EU)은 8일 이란의 해상 통행 제한에 대해 항행의 자유 관련 신규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외교안보 수장 카야 칼라스는 키프로스에서 열린 EU 국방장관 회의를 앞두고 "이란에 항행의 자유 제재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도 같은 날 이란을 향해 항해 중이던 팔라우 선적 유조선 마리벡스호를 USS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출격한 FA-18 슈퍼호넷이 정밀 유도탄으로 기관실을 타격해 항행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인도 선원 24명 전원은 오만 당국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의 유엔 주재 대사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는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달 말 안으로 미국과 결론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세흐바즈 샤리프 총리도 같은 날 "최종 목표가 달성되기 직전인 만큼 모든 당사자가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지지율은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35%로, 현 임기 최저치인 34%에서 겨우 1%포인트 올라선 수준에 머물렀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