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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엔비디아보다 성능 좋고 값싼 AI 칩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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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엔비디아보다 성능 좋고 값싼 AI 칩 만든다”

AI5로 추론 성능 경쟁 선언…인텔 14A·테라팹 구상에도 일정 지연 우려
테슬라가 자체 AI5 칩을 앞세워 엔비디아 중심의 AI 추론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자체 AI5 칩을 앞세워 엔비디아 중심의 AI 추론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진=챗GPT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보다 성능은 좋고 비용은 크게 낮춘 인공지능(AI) 추론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로봇, 데이터센터용 자체 칩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미국 투자정보 매체 24/7월스트리트가 10일(현지시각) 전했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론 배런 배런캐피털 창업자와 가진 대화에서 테슬라가 “엔비디아보다 성능은 2~3배 더 낫고 비용은 10% 수준인 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칩이 특히 AI 추론 작업에 맞춰 설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론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사용자 요청에 답하거나 차량 주행 판단을 내리는 단계의 연산을 뜻한다.

머스크가 언급한 핵심은 테슬라의 차세대 AI5 칩이다. 테슬라는 지난 4월 AI5 설계를 최종 완료하는 테이프아웃을 마쳤고 내년 중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028년에는 AI6를 내놓는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테슬라는 AI5가 현재 AI4 대비 50배 성능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독주 속 테슬라 자체 칩 승부수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AI 반도체 시장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움직이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5조200억달러(약 7645조원)에 이르고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816억1000만달러(약 124조292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터센터 매출도 750억달러(약 114조2250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92% 늘었다.

엔비디아가 학습과 추론을 모두 아우르는 범용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생태계를 장악한 반면, 테슬라의 AI5는 자율주행과 로봇, 차량 내부 추론에 최적화된 전용 칩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머스크의 “엔비디아보다 낫다”는 발언은 모든 AI 연산 영역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한다는 의미라기보다 테슬라가 필요로 하는 특정 추론 작업에서 비용 대비 성능을 높이겠다는 주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데이터를 100억마일(약 161억km) 축적했으며 현재 시스템이 인간 운전자보다 4배 안전하고 앞으로 10배 개선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자율주행 일정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지연된 바 있어 투자자들은 이번 칩 로드맵 역시 실제 양산과 성능 검증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 인텔 14A와 테라팹, 생산 구상의 핵심


제조 측면에서는 인텔과의 협력이 핵심으로 거론된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 구상인 ‘테라팹’에서 인텔의 차세대 14A 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지난 4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참여하는 테라팹 AI 칩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테라팹은 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머스크의 초대형 제조 구상이다. 스페이스X 상장 서류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연간 1테라와트 규모의 컴퓨팅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목표도 제시됐다.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테슬라는 엔비디아 칩 구매에 의존하는 기업에서 자체 설계와 외부 파운드리, 대규모 생산시설을 결합한 수직계열화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자동차와 로봇,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까지 하나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에도 테라팹은 중요한 기회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회복을 위해 대형 외부 고객이 필요했고, 테슬라는 인텔 14A 공정의 첫 주요 고객으로 거론된다. 24/7월스트리트는 “인텔 주가가 올해 들어 195% 급등했다”며 “머스크와의 협력이 인텔의 파운드리 부활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 큰 약속 뒤에는 실행 리스크


다만 머스크의 칩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24/7월스트리트는 머스크가 대만 TSMC의 “새 공장 건설에는 5년이 걸린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자신에게 5년은 영원과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 2년 단위로 일정을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반도체 제조가 차량 소프트웨어와 다른 산업이라는 점이다. 첨단 공정 반도체는 설계, 공정 안정화, 수율 확보, 패키징, 전력 효율 검증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AI5가 테이프아웃을 마쳤더라도 2027년 생산 목표가 실제 대량 양산과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제조 수율과 공급망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AI5가 테슬라 내부 수요에 최적화된 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엔비디아 GPU는 클라우드, 대형언어모델, 연구기관, 기업 AI 서비스 등 폭넓은 생태계에서 쓰인다. 반면 테슬라 AI5는 자율주행과 로봇, 테슬라·xAI 관련 데이터센터 등 머스크 생태계 안에서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0.5%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칩 로드맵을 아직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거나 자율주행과 AI 반도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더 지켜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머스크의 주장이 맞다면 테슬라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추론 비용 구조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목표 성능과 비용 절감이 실제 양산품에서 입증되지 않는다면 이번 발언은 또 하나의 과감한 장기 비전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AI5의 승부는 화려한 성능 목표가 아니라 2027년 실제 생산, 수율, 전력 효율, 비용 검증에서 갈릴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