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체재 없다" 속 원자재 결제 다변화 확산
원·달러 변동성 확대… 국제 금융망 재편 속 '이 지표' 주시하라
원·달러 변동성 확대… 국제 금융망 재편 속 '이 지표' 주시하라
이미지 확대보기악시오스(Axios)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달러화가 글로벌 무역 금융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요국의 반발로 장기적 신뢰도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달러 결제망을 경제 제재 수단으로 빈번하게 활용하자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까지 대체 결제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이런 달러화의 다극화 흐름은 결제 통화를 분산해 글로벌 달러 수요 변동성을 키우고, 이는 원·달러 환율 변동폭을 확대, 국내 수입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등 한국 경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재정적자 부메랑… 연준 독립성 흔들리자 우방국도 이탈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반전됐다. 미국의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행정부를 중심으로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흔드는 경고음이 울리자, 기조 변화가 뚜렷해졌다. 제재 위험을 회피하려는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국제금융연구소(IIF) 등 워싱턴 현지 경제 안보 전문가들은 우방국들마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금 매입을 늘리는 현상을 달러 패권의 균열 징후로 진단한다.
위안화·유로화의 치명적 한계… "글로벌 무역금융 80%는 여전히 달러"
다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달러 패권이 붕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단언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 금융의 약 80%가 여전히 미국 달러화 기반으로 이뤄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별 외환보유액 구성(COFER) 통계에서도 글로벌 외환보유액 중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유로화(19%)와 중국 위안화(2%)를 압도한다.
유럽연합은 각국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단일화된 국채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고, 중국은 자본 유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폐쇄적 자본 계정을 고수하고 있어 기축통화 자격이 부족하다. 미국의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포럼에서 "지정학적 안전성과 군사력, 강력한 법치주의를 모두 갖춘 대체 자산은 지구상에 미국뿐이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 시나리오별 대응… 원자재 결제선 다변화 사활
반면 지정학적 충돌로 안전자산 쏠림이 재발하면 환율이 폭등해 국내 수입 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속출한다. 한국 기업들이 원유와 곡물 등 주요 원자재 수입선의 결제 통화를 다각화하고 환위험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 변동성 방어할 3대 핵심 지표와 임계점
달러화 패권의 균열과 국내 외환시장의 충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지표와 실무적 지침은 다음과 같다. 각 지표는 단순 참고 수준을 넘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시장 국면이 완전히 전환되는 '임계점'으로 작용한다.
첫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파악이다.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신뢰도를 실시간으로 투영하는 나침반이다. 4.5% 이상 급등 시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확대되며, 반대로 3.0%대 이하로 급락할 경우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변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둘째, IMF 각국의 외환보유액 통화별 구성보고서(COFER) 내 달러화 비중 확인이다. 이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던지고 위안화나 안전자산인 금의 비중을 얼마나 늘리는지 측정하는 다극화 척도다. 현재 58% 수준인 글로벌 달러화 보유 비중이 55%를 하회할 경우 시장에서는 달러 중심 기축통화 체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며 통화 변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셋째, 국내 통화스왑(FX Swap) 레이트 추이 점검이다. 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의 차이(스왑포인트)를 연율(%)로 표시한 가격으로, 이론적으로는 양국 간의 금리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외화 자금시장 내 달러 유동성의 경색 여부를 포착하여 증시와 외환시장의 자본 유출입 신호를 가장 먼저 알려준다.
평시 수준을 벗어나 마이너스(-) 마진 폭이 급격히 확대(스왑레이트 급락)될 경우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달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경고등이므로 자산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축통화의 역사적 수명은 영원하지 않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단순히 원·달러 환율의 등락을 넘어 ‘달러 시스템의 본질적 변화’ 자체를 읽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환율보다 결제 통화 구조 변화가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거대한 패권 전환기에는 외환시장의 미세한 균열을 먼저 읽어내고 지표의 임계점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만이 자산 가치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