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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소프트뱅크·KKR 등 5개 연합과 1조 엔 대 제휴… ‘상장폐지’ 실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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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소프트뱅크·KKR 등 5개 연합과 1조 엔 대 제휴… ‘상장폐지’ 실사 착수

日 JIP·소프트뱅크 및 KKR·블랙스톤·블랙록 5개 주체 우선협상대상 압축
최대 1조 엔 이상 투자 제안… 후쿠시마 원전 분리 및 비상장화 파격 조건 포함
국가 안보 직결된 전력망 통제 위해 정부 거부권 가진 ‘골든 주식’ 발행 검토
일본 산업파트너와 외국 펀드가 소프트뱅크와 함께 도쿄전력(TEPCO) 파트너십 협상에 참여했다. 사진=도쿄전력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산업파트너와 외국 펀드가 소프트뱅크와 함께 도쿄전력(TEPCO) 파트너십 협상에 참여했다. 사진=도쿄전력
일본 최대 전력회사이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 관리하에 있던 도쿄전력지주(TEPCO)가 소프트뱅크, 자국 대형 펀드, 그리고 미국계 3대 글로벌 자산운용 공룡들을 파트너로 맞아들여 회사 조직을 완전히 해체 수준으로 뜯어고치는 역대급 자본 제휴 협상에 전격 착수했다.

1조 엔(약 9조 5,000억 원)이 넘는 매머드급 자본 수혈을 통해 만성적인 재정 압박을 타개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전방위적 승부수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소프트뱅크 그룹, 국내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 그리고 미국계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 미국 블랙록 산하의 인프라 전문 투자사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스(GIP) 등 총 5개 개별 연합·기관을 자본 파트너십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정밀 실사(Due Diligence) 절차를 개시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1월 경제산업성의 승인을 받아 외부 자본 유치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 재건 계획을 채택한 뒤, 3월 말까지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식 파트너 모집을 진행했다.
초기 단계에서 같은 전력 대기업인 간사이전력과 대형 태양광 개발업체 웨스트 홀딩스를 비롯해 수십 개 기업이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도쿄전력은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천문학적인 자금 동원력을 고려해 이들 5개 거대 금융·기술 주체를 최종 협상 테이블로 압축했다.

“후쿠시마 원전 떼어내고 상장폐지”… 민간 자본이 던진 파격적인 회생 아키텍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압축된 5개 기관이 제출한 제안서에는 최소 1조 엔 이상의 초대형 자본 투자 계획이 공통으로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일부 투자그룹은 현재 도쿄 증시에 상장된 도쿄전력을 완전히 인수해 비상장화(상장폐지)한 뒤, 구조적 리스크의 핵심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부문을 완전히 독립된 별도 법인으로 강제 분리하는 파격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대형 폭발 사고 이후, 도쿄전력은 정부 기금인 원자력손해배상·폐로등지원기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사실상 국유화 상태로 연명해 왔다. 현재 도쿄전력은 원전 폐쇄(폐로)와 주민 보상 등을 위해 매년 평균 5,000억 엔이라는 가혹한 비용을 무조건 마련해야 하는 재정적 쇠사슬에 묶여 있다.

일본 정부가 추산한 총 폐로 비용만 해도 이미 8조 엔을 가볍게 초과해 자금 조달 능력이 한계에 봉착하자, 리스크가 가득한 원전 부문은 정부 관리 영역으로 남겨두고 발전·송배전·에너지 소매 등 수익성이 높은 알짜 성장 사업만 민간 자본과 결합해 독립시키겠다는 극단적인 처방전이 나온 셈이다.

AI·통신·부동산 시너지 조준… 국가 안보 지킬 ‘골든 주식’ 카드 부상


코바야카와 토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올해 초 "단순 전력 업계를 넘어 통신, 전자, 신소재, 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이 결합한 다산업 컨소시엄 형태의 거대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며 대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도쿄전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도쿄 수도권 전역을 촘촘히 장악하고 있는 압도적인 인프라 자산과 전력망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가스 및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망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도쿄전력의 송배전망과 발전 인프라는 빅테크 및 자산운용사들에 대체 불가능한 황금 거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AI 데이터센터 및 통신 기지국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KKR과 블랙스톤 등은 인프라 자산 가치 극대화와 부동산 연계 사업 확장을 노리고 이번 참전을 결정했다.

다만 국가 경제의 핏줄인 전력 인프라가 미국계 거대 자본이나 민간 기업의 손에 통째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안보적 우려도 깊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경제산업성은 외국계 펀드가 최종 자본 연합의 주역으로 선정될 경우, 정부가 소유하며 주주의 전횡이나 국가 안보에 위배되는 중대한 경영 사안에 대해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인 이른바 '골든 주식(Golden Share)'을 발행하는 방안을 핵심 안전장치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파편화 속에서 가혹한 비용 절감과 경영 정상화 압박을 동시에 받아온 도쿄전력이 민간의 하이테크 자본을 수혈해 완전한 공기업 탈피와 독자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향후 정부와 5개 연합 간의 지분 구조 구조화 협상에 전 세계 투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