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푸젠성 샤먼에 30억 위안 규모 ‘ESVL’ 개소… 전 세계 BESS 영토 확장 전초기지
태양광·풍력 융합 전력 단가, 석탄 화력과 동등한 수준 도달… AI 데이터센터 수요 정조준
글로벌 탑10 중 7개 기업 싹쓸이… 중동 아부다비 등 전 세계 인프라 파트너십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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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정부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걸고, 국산 배터리 공룡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세에 맞춘 대대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중국 내 그리드(전력망) 저장 시설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5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푸젠성 샤먼 해안 도시에 극심한 열기와 혹한, 모래폭풍, 부식성 바다 분사, 대형 화재 등 가혹한 극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배터리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샤먼 에너지 저장 검증 연구소(ESVL)’가 전격 개소했다.
축구장 14개 크기에 달하는 이 메가 연구소는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CATL이 총 30억 위안(약 6,780억 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건설 및 운영을 맡았다.
간헐성 한계 극복한 배터리 그리드… 글로벌 탑5 제조사 중국이 100% 독점
이번 ESVL 가동은 중국 정부의 ‘2026~2030년 5개년 전략 계획’에서 천명한 에너지 안보 개선 및 ‘신에너지 저장’ 아키텍처 구축의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기후에 따라 전력 생산이 들쑥날쑥한 ‘간헐성’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발전량이 넘칠 때 전기를 대규모로 저장했다가 피크타임에 원활하게 배전 시스템에 다시 쏟아부어 주는 거대한 ‘배터리 댐’인 BESS의 확보 여부가 미래 전력망 통제의 핵심 전장이다.
이미 중국은 이 분야에서 지구촌 전체를 호령하고 있다. 중국에너지저장연합(CNES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누적 BESS 설치 용량은 144.7기가와트(GW)로 전 세계 시장의 무려 52%를 독점하며 4년 연속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수성했다.
경쟁국인 미국의 총용량(50GW)을 세 배 이상 따돌린 수치다. 산업 컨소시엄은 중국 내 에너지 저장 누적 용량이 오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156% 이상 폭증한 370GW에 달할 것으로 공식 전망했다.
자본과 기술력의 결속도 단단하다. 서울에 본사를 둔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저장 배터리 시장의 상위 5대 제조업체는 CATL, 이브에너지(EVE), 히티움, BYD, CALB 순으로 상위 탑5 전체를 중국 기업들이 100% 싹쓸이 독점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40%를 쥔 CATL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ESS 배터리 단독 점유율만 30%를 기록하며 시장을 하드캐리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진영은 폭증하는 국내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올해에만 무려 6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BESS 전용 신규 생산 능력을 추가로 늘릴 방침이다.
“화력 발전보다 싸다”… AI 데이터센터 및 오프그리드 솔루션의 구원투수
BESS의 경제성은 이미 전통적인 화석 연료의 턱밑을 넘어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4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대량 양산 및 기술 고도화로 무려 90% 이상 폭락하면서 지난해 중국 내 '태양광+BESS' 연계 발전 원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저렴한 발전 형태로 여겨지던 석탄 화력 발전소의 생산 단가와 동등한 수준 단위의 초고속 반응 속도와 강력한 에너지 출력을 지녀 인공지능(AI) 전력 괴물들의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BESS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낮아지면서 전력 대란을 겪고 있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들의 직접적인 친환경 오프그리드(독립형 전력망) 솔루션 구축이 완벽한 경제적 타당성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발발한 이란 전쟁과 중동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및 가스 가격 폭등은 글로벌 BESS 시장의 ‘대폭발’을 야기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 대기업인 중국 간펑리튬은 리튬 금속 가격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요 폭증에 힘입어 2025년 순이익 16억1000만 위안을 기록, 전년도의 막대한 적자를 지워내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타이베이 인포링크 컨설팅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BESS 출하량은 전년 대비 무려 78% 급증한 126.4GWh를 기록했다. 특히 1분기 글로벌 탑10 BESS 공급업체 중 7개를 중국계가 차지한 가운데, 친환경차 거물 BYD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테슬라를 4위로 밀어내며 리더보드 1위 왕좌를 차지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글로벌 투자기관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BESS 시장 규모가 최소 1,500억 달러(약 229조 원)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어놓고 방치하던 시대는 끝"… 간쑤성 발전소, 상하이 증시 'REITs' 전격 상장
BESS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베이징 당국의 금융 인프라 혁신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 금융지속가능성연구소는 중국이 탄소중립 시한인 2060년까지 신규 에너지 저장 사업에 최소 7조 위안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며, 당장 내년까지 연간 최대 2,000억 위안이 현장에 투입되어야 한다고 추산했다.
자본 조달의 한계를 뚫기 위해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자원 다변화 제도의 일환으로 그리드 저장 시설을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상장이 가능한 인프라 자산 목록에 전격 편입시켰다. 자산 소유자가 유동성이 낮은 초대형 발전소 자산을 증권화해 증시에서 대규모 현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9일, 간쑤성에 위치한 초대형 배터리 에너지 저장 발전소를 기초 자산으로 한 공공 리츠 상품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사상 최초로 성공적으로 상장됐다.
매티 자오 BofA 글로벌 리서치 중국 주식 공동 책임자는 "ESS 자산의 인프라 리츠 상장 승인은 기업들의 조달 경로를 넓히고 금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대량 배치를 폭발적으로 촉진할 핵심 기폭제"라고 호평했다.
더모트 맥그라스 젠젠 랩스 창립자 역시 "과거 중국 정부의 의무적 배분 규정 시절에는 개발업체들이 보조금을 타기 위해 발전소를 서둘러 짓고 가동률을 32% 수준으로 방치해 자본이 유휴 자산에 동동 묶이는 병목이 심각했다"고 지적하며, "수익성과 가동률이 엄격히 검증된 우량 프로젝트만 증시에 상장되는 리츠 메커니즘이 도입되면서 부실 프로젝트는 걸러내고 산업 전체의 신뢰성을 높이는 강력한 '품질 필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방 제제 뚫는 중동의 러브콜… 2027년 수출세 0% 전 '물량 밀어내기' 가속
미국의 제재 장벽 속에서도 중국 BESS 진영을 향한 글로벌 큰손들의 러브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압둘라 후마이드 알-자르완 아부다비 에너지부 의장은 최근 중국을 직접 방문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수도의 미래 에너지 인프라 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CATL을 포함한 22개 중국 핵심 친환경 테크 기업들과 메가 계약을 전방위 협상 중"이라고 전격 공개했다.
알-자르완 의장은 "글로벌 전력 위기라는 거대한 도전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파트너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중국의 BESS 설루션을 극찬했다.
비록 중국 당국이 자국 배터리 제품에 대한 수출세 환급 비율을 올해 4월 9%에서 6%로 낮춘 데 이어 오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0%'까지 전격 폐지하기로 확정했으나, 글로벌 투자 업계는 악재가 아니라고 분석한다.
BofA의 자오 책임자는 "수출세 혜택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글로벌 구매자들이 대규모 선적 물량을 미리 앞당겨 확보하려는 '에드 로딩(Pre-loading)' 수요가 강력하게 분출될 것"이라며, 올여름 중국 BESS 업계의 해외 수출 출하량이 단기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가볍게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일변도의 서방 장벽을 기술 혁신과 압도적인 경제성, 그리고 정교한 제도적 자본화로 돌파한 중국의 배터리 파워가 전 세계 전력망의 패권을 확실하게 움켜쥐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