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매판매 -0.6%, 코로나 봉쇄 이후 첫 마이너스 충격… 이구환신 효과 신기루로
제조업 투자마저 2020년 이후 첫 감소… 첨단기술만 이끄는 ‘불편한 K자형’ 흑암
성인 10% 빚 못 갚아… 2조 위안 부실채권, 시중은행 신용경색 부르고 내수 숨통 끊어
7월 3중전회·정치국회의 주목… 시장에선 “리츠·재정 전면 투입 없인 연 5% 성장 붕괴”
제조업 투자마저 2020년 이후 첫 감소… 첨단기술만 이끄는 ‘불편한 K자형’ 흑암
성인 10% 빚 못 갚아… 2조 위안 부실채권, 시중은행 신용경색 부르고 내수 숨통 끊어
7월 3중전회·정치국회의 주목… 시장에선 “리츠·재정 전면 투입 없인 연 5% 성장 붕괴”
이미지 확대보기시장에서는 공장 가동률만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첨단 제조업 중심의 ‘K자형 가짜 부활’이 한계에 직면했으며, 화려한 수치 뒤에 가려진 3000억 달러(460조 원) 규모의 부실 소비자 부채 폭탄이 중국 경제의 명줄을 본격적으로 죄어오고 있다는 혹독한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 봉쇄 때로 돌아간 소비 안방… 텅 빈 지갑에 ‘사상 첫’ 제조업 투자까지 감소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분석한 5월 중국 실물지표는 한마디로 '생산만 독주하는 심각한 내수 불균형'으로 요약된다. 소비자 지출의 핵심 척도인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0.09%)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2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봉쇄를 전면 해제한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노동절 황금연휴의 특수마저 불확실한 고용 시장과 소득 불안에 질린 가계의 지갑을 열지 못했다. 특히 이구환신 정책의 직접적 타깃이었던 가전(-15.6%)과 자동차(-16.1%) 소비가 무참히 붕괴하며 정책 피로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업들의 미래 체력을 뜻하는 투자 부문이다. 인프라와 제조업, 부동산을 아우르는 고정자산투자는 1~5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며 1~4월(-1.6%)보다 마이너스 폭을 크게 키웠다.
대재앙 수준인 부동산 개발 투자(-16.2%)는 차치하더라도, 중국 공장들의 고도화를 이끌던 제조업 투자마저 5월 들어 -0.4%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 투자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강타했던 2020년 이후 사상 처음이다.
정부의 서슬 퍼런 압박에도 민간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하며 1년 넘게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게리 응 내티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가계가 비상시를 대비해 극단적으로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면서 일상용품을 제외한 상품 소비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전기차, 산업용 로봇 등 첨단 제조업 생산(+4.5%) 부문이 급증하는 수출에 의존해 겨우 전체 지표를 방어하고 있으나,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는 외연 확장은 글로벌 통상 마찰을 부추기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성인 10%가 신용불량자… 중국 경제 숨통 끊는 2.2조 위안 ‘숨은 빚 폭탄’
이 같은 내수 소멸의 기저에는 중국 당국이 오랜 기간 은폐하고 방치해 온 '가계 부실채권(NPL) 폭탄'이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개인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는 중국의 부실 소비자는 최대 1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조사기관 가베칼 드래고노믹스가 중국 시중은행들의 금융 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중국의 가계 부실채권 규모는 전년 대비 21% 폭증한 2조2200억 위안(약 502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중국 전체 성인 인구(11억 명)의 무려 10.6%가 부채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해 연체 상태에 빠져 있음을 시사한다. 지에장 대학교 금융연구소는 금융권이 매년 처분해야 하는 실질적인 가계 부실채권 규모가 최대 3조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단기 소비성 대출 붐은 빅테크 공룡인 앤트그룹이나 바이트댄스, 메이트완 등이 운영하는 모바일 소액 대출 플랫폼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연 4%에서 최고 24%에 달하는 고금리임에도 불구하고 "30초 만에 즉시 출금", "낮은 문턱" 등의 자극적인 슬로건을 내세워 청년층의 무분별한 대출을 부추겼다.
상하이의 23세 웨이트리스 후 모 씨는 "단돈 50위안이면 미용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모바일 광고에 속아 메이트완 등에서 돌려막기 대출을 받다가 결국 직장을 잃고 10만 위안의 빚더미에 앉아 매일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계 부채가 지난 10년간 3배 가까이 급증해 83조 위안에 도달한 상황에서, 소득 정체와 자산 가치 하락이 맞물리자 청년층과 취약계층부터 빠르게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메이 얀 UBS 아시아 금융 리서치 책임자는 "상환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돈을 쓰지 않고 저축만 하는 반면, 정작 돈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과도한 디지털 빚더미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시중은행인 공상은행(ICBC)의 신용카드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해 4.61%로 치솟으며 은행 전체 평균 NPL 비율(1.31%)을 3배 이상 크게 웃돌아 금융권 전반의 신용경색 리스크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이미지 확대보기‘7월 중국 지휘부 결단’에 쏠린 눈… ‘원전 분리·리츠 발행’ 수준의 초강수 나올까
대내외 공급망 긴장과 내수 붕괴가 임계점에 도달하면서 시장의 눈은 오는 7월 말 개최될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와 정치국 회의로 쏠리고 있다.
이번 정부 조치는 단순히 단기 보조금을 쥐여주는 수준을 넘어, 구조적 모순을 뜯어고칠 ‘에너지 및 인프라 대수술’과 금융 자본 선순환 구조 정립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관측된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생각과 달리 대외 수요에만 목을 매는 K자형 회복이 심화되고 있어 경제 성장동력의 축을 내수로 강제 전환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서비스 소비를 포함한 소매판매 총액을 발표한 만큼, 재화 중심에서 서비스 부문 활성화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짚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6월 데이터마저 개선되지 않으면 2분기 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 하한선인 4.5%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며 "7월 정치국 회의 이후 베이징 당국이 특수목적채권(REITs) 자산 유동화 제도를 인프라와 전력망,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거 도입하고 재정 지출을 급격히 가속화하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간쑤성의 대형 배터리 에너지 저장 발전소를 기반으로 한 리츠(REITs) 상품을 상하이 증시에 최초로 상장시키는 등 유동성이 묶인 고정자산에서 현금을 조달해 가계 소득 압박을 완화하려는 다각화 법안을 실험 중이다.
미국 테슬라를 밀어내고 글로벌 BESS 시장 1위로 올라선 BYD나 세계 최대 검증 기지를 세운 CATL 같은 하이테크 제조 역량을 전력 인프라 자본화와 연계해 내수 진작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인민은행(PBOC)은 소액 대출 플랫폼의 연평균 금리를 20% 이하로 제한하고, 연체 기록을 일시적으로 지워주는 신용 사면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미세 조정만으로는 이미 얼어붙은 1억 명의 소비 심리와 사상 최악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제조 공장만 가동하고 안방 소비자는 빚더미에 신음하는 '중국식 공급 과잉 아키텍처'가 7월 통치 구조 개혁을 통해 근본적으로 수술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올해 중국 정부가 공언한 '연 5% 안팎'의 경제성장률 사수는 사실상 침체 전망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엄습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