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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세라믹 기술로 AI 반도체 공급망 부상… 1나노급 공정 겨냥한 일본 소재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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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세라믹 기술로 AI 반도체 공급망 부상… 1나노급 공정 겨냥한 일본 소재의 반격

AI 특수에 반도체 세라믹 영업이익 50% 돌파… 차세대 ESC 독점 기술로 규슈·가나가와 증설 본격화
글로벌 장비사 락인 구조 구축… 선단 공정 공급망 재편 속 한국 소부장 중장기 리스크 직면
위생도기 대명사인 토토(TOTO)가 반도체 제조장치용 부품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800억 엔을 투자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위생도기 대명사인 토토(TOTO)가 반도체 제조장치용 부품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800억 엔을 투자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위생도기 대명사인 토토(TOTO)가 반도체 제조장치용 부품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800억 엔(76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라믹을 비롯한 첨단 부품이 회사의 최대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전통 제조업이 AI 슈퍼사이클을 맞아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기업으로 완벽히 변신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AI 반도체 경쟁은 이제 설계를 넘어 소재와 부품에서 승부가 갈리는 국면에 진입했다. 토토의 반도체 부품 투자와 초미세 공정 영역 선점은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에 입체적인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플라즈마 환경 견디는 독점 기술… 글로벌 장비사 '락인' 완료


토토는 가나가와현 연구개발 거점을 중심으로 1나노미터(nm·10억분의 1m)대 차세대 공정을 비롯한 초미세 공정에 맞춘 부품 개발을 가속한다. 현재 대만 TSMC2나노 제품 양산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토토는 이보다 앞선 차세대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토토의 핵심 무기는 반도체 원판을 정전기 힘으로 고정하는 '정전기 척(ESC)'이다. 2nm 이후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플라즈마 환경에서의 극심한 열충격을 견디고 전기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파티클(미세 입자)을 억제하는 기술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토토는 미세한 세라믹 분말을 저온에서 직접 분사해 코팅하는 독자적인 'AD'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법은 열 변형을 최소화해 내구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장비사 입장에서 총소유비용(TCO)을 크게 절감할 뿐만 아니라, 플라즈마 손상 및 파티클 발생을 구조적으로 억제해 반도체 수율(yield)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3대 반도체 장비사의 엄격한 벤더 승인을 획득했으며, 한 번 채택되면 교체 비용이 천문학적이라 강력한 고객 진입 장벽을 확보했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도 가파르다. 토토는 가동률 100%를 기록 중인 후쿠오카현 호젠시와 오이타현 나카쓰시 공장에 최신 설비를 도입한다. 호젠공장에는 오는 20271월 준공을 목표로 새로운 세라믹 소성동을 건설하고 있다. '소성동'은 세라믹이나 배터리 소재 등을 가마에 넣고 고온으로 구워내는 작업(소성)을 전담하는 공장 건물을 말한다.

이번 투자로도 물량이 부족할 경우 신공장 건설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총 투자 규모 800억 엔 중 이미 390억 엔(3700억 원)은 집행을 확정했다.

변기 굽는 기술의 진화… 영업이익 비중 50% 돌파한 캐시카우


토토의 반도체 부품 시장 진출은 1980년대에 시작했다. 변기를 구울 때 쓰는 전통 소성 기술을 고순도 세라믹 제조에 응용했다. 오랜 기간 구조전환 단계에 머물렀던 이 사업은 2020년을 기점으로 반전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신영역 사업부의 지난 3월기(20254~20263)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674억 엔(64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289억 엔(2740억 원)이다. 반도체 부품 매출은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본업인 주택설비 사업을 제치고 전사 이익의 50%를 넘어섰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중심의 구조적 고성장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일본 제조업의 지형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AI 반도체는 고열·고전압 환경을 견디는 고내구 소재 경쟁으로 귀결되며, 이는 일본 제조업이 가장 강력한 우위를 가진 영역이다.
이에 따라 토토 외에도 섬유 회사인 유니치카가 데이터센터용 유리천 사업으로 체질을 바꿨고, 화오(Kao)의 나노 세정제, 아지노모토의 절연 소재(ABF) 등 기존 핵심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을 장악하는 일본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3단계로 본 한국 소부장 영향… 단기 제한적이나 중장기 '경고등'


토토의 공격적인 증설과 초미세 공정 영역 선점은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에 입체적인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탄탄한 국내 메모리 내수 기반을 확보한 미코, 하나머티리얼즈 등 국내 주요 세라믹 기업들에 미치는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이미 생산 라인에 인증된 벤더는 신뢰성 문제로 쉽게 교체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 리스크도 우려된다. 글로벌 장비사의 공급망 내에서 일본산 부품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nm 이하 선단 공정 및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 영역에서 일본 소부장의 독점력이 심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공급망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로는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일본이 TSMC 구마모토 공장과 라피다스를 중심으로 '소재+장비+공정'을 아우르는 자국 내 첨단 클러스터를 완성할 경우, 메모리에 편중되고 파운드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 공급망은 고부가가치 선단 부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단 공정 테스트베드와 신속한 양산 검증 구조는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 추격 속도를 키울 수 있는 핵심 변수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삼성전자 2nm 라인 내 국산 ESC 채택 여부다. 국내 세라믹 부품사들이 평택 및 용인 클러스터 선단 공정용 정전척 벤더 리스트에 진입하는지 실적 다변화 시점을 추적해야 한다.

둘째, AMAT·램리서치 벤더 리스트 내 국내 기업 신규 진입 여부다. 토토의 글로벌 독주를 방어하기 위해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다국적 장비사 수출 다변화에 성공하는지 검증해야 한다.

셋째, High-NA EUV 대응 제품 개발 여부 및 가격(ASP) 추이다. 차세대 노광 장비인 High-NA EUV 공정에 맞춘 초정밀 부품 단가 상승 혜택을 국내 기업이 누리고 있는지, TSMC 및 인텔향 글로벌 고객사 노출도를 확보하는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