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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40의 균열…채권 대신 '순수 현금 자산'으로 버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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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40의 균열…채권 대신 '순수 현금 자산'으로 버텨라

美 배런스 분석, 자산 배분 공식의 전제 조건인 '주식·채권 음의 상관관계' 구조적 손상
로버트 포젠 교수 "현금 흐름 확보된 장기 투자자, 90대 10 구조가 자산 증식에 우월"
평균 회귀는 방향성일 뿐 시점은 미정…밸류에이션 리스크와 유동성 버퍼 고려해야
전통적인 자산배분 공식인 '60대 40(주식 60%·채권 40%)' 전략이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통적인 자산배분 공식인 '60대 40(주식 60%·채권 40%)' 전략이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통적인 자산배분 공식인 '6040(주식 60%·채권 40%)' 전략이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시험대에 올랐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21(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고물가와 대규모 재정 적자가 고착화되는 환경에서 채권의 위험 방어력이 과거보다 크게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것은 자산의 90%를 주식 인덱스펀드에, 10%를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에 배치하는 '9010' 전략이다.

과거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사장을 지낸 로버트 포젠(Robert Pozen)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객원교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방식이 장기 자산 형성에 한층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산시장 전문가들은 이 전략이 모든 은퇴자에게 적용이 가능한 보편적 해법이 아니며, 명확한 조건과 한계를 지닌 '조건부 해법'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040 공식의 균열, '레짐 변화'가 본질이다

과거 수십 년간 6040 공식을 지탱한 핵심 전제는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의 상관관계'였다. 경기 침체로 주가가 폭락하면 디플레이션 방어 자산인 채권 가격이 올라 포트폴리오의 전체 변동성을 상쇄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 2022S&P 500 지수와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 18% 안팎으로 동반 폭락한 현상은 자산배분 기능의 구조적 균열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행된 유례없는 재정·통화 팽창 국면에서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 현상은 한층 빈번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2년의 동반 하락은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물가 구조가 바뀌는 '인플레이션 레짐(체제) 변화'의 결과물로 설명한다. 물가가 구조적으로 높은 체제에서는 금리가 상향 안정화되며 주식과 채권의 상관계수가 과거 대비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다. 결국 6040 공식 자체가 파산했다기보다, 저물가·저금리를 기반으로 했던 작동 전제가 흔들린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9010' 전략의 핵심, 비중이 아닌 '버티는 구조'


포젠 교수가 제안한 9010 전략은 주식의 공격적 성향과 현금의 초단기 유동성을 결합한 구조다. 여기서 핵심은 채권의 방어 역할을 안전 자산이 아닌 '현금(MMF)'으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자산의 10%를 차지하는 MMF는 단순한 유휴 자금이 아니라, 증시 급락 시 심리적 붕괴를 막고 포트폴리오를 재배분할 수 있는 유동성 비상금(현금자산)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댈바(Dalbar)에 따르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 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저점에서 자산을 매도하는 행태 탓에 S&P 500 지수 평균 성과보다 매년 3%포인트 낮은 성적을 자초한다. 10%의 유동성 비상금이 확보되어 있다면 갑작스러운 현금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주식을 저점에서 강제 매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9010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투자 시계열이 최소 10~15년 이상으로 충분히 길어야 한다. 둘째, 연금이나 별도 소득 등 기초적인 현금 흐름이 이미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고점 대비 최대 낙폭(MDD)이 마이너스 40% 이상까지 치솟는 극심한 변동성을 심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전략은 일반적인 은퇴자 전체가 아니라, '현금흐름이 확보된 장기 투자자'에게 유효한 전략으로 정의된다.

'평균 회귀'의 함정과 한국 투자자의 시사점


포젠 교수는 과거 1974, 2002, 2008년의 폭락기 직후 미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했다는 점을 들어 '평균 회귀'를 자산 확대의 근거로 삼았다. 올해 330일 이란 전쟁 리스크로 7.3% 급락했던 S&P 500 지수가 51일 기준 5.6% 상승세로 반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평균 회귀는 방향성일 뿐, 그 시점이 언제 도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경고한다. 과거 일본 증시가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30년 이상 걸린 반례가 존재하듯,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CAPE, ERP )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구간이라면 회귀에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특히 은퇴 직후 주식 시장이 장기 침체에 진입할 경우 원금이 회복되지 않는 '시퀀스 리스크(Sequence of Returns Risk)'와 환율 변동성,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따른 하락 위험은 9010 전략의 핵심 리스크 요인이다. 그럼에도 한국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 전략의 문제의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 가계는 이미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채권적 성격의 고정 자산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투자자는 글로벌 대비 '이중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융자산 내에서만큼은 달러 자산 중심의 우량 주식 비중을 전향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전체 자산의 균형을 맞추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미래 자산시장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은퇴 자산의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생존 구조'. 자산 전환 국면에서 투자자가 생존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세 가지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와 재정 적자 추이를 추적해야 한다. 국채 공급 과잉은 채권 가격 하락과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직접적 요인이다.

둘째, 보유 기업의 실질적인 가격 전가력을 주기적으로 진단해야 한다. 물가 상승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독과점적 우량 기업만이 증시 정체기에도 이익을 방어한다.

셋째, 10% 유동성 현금 자산의 즉시 출금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 MMF 등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이 있어야 증시 급락 시 심리적 공포를 이겨내고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