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정년연장에 AI·로봇 고용보장까지 쟁점
가결 땐 중노위 조정 거쳐 합법 쟁의권 확보
가결 땐 중노위 조정 거쳐 합법 쟁의권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가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면서 올해 완성차업계 하투(夏鬪)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입장 차가 정년 연장과 인공지능(AI)·로봇 고용 보장 문제까지 확산하면서 교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중노위가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전체 조합원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면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핵심 요구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 절차에 들어갔다. 중노위 조정 결과는 25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가 가결되고 조정 중지 결정까지 내려지면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은 임금과 성과급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완성차업계가 지난해 고환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견실한 실적을 낸 만큼 조합원에게 성과를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여금 확대와 정년 연장도 교섭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계에서는 미국 관세 부담과 전기차 수요 둔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현대차 노사 교섭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관세와 현지 생산 확대, 가격 경쟁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신차 투자와 생산 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이 커질 경우 중장기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국내 생산 차질뿐 아니라 수출 물량 배정과 협력업체 가동에도 부담이 번질 수 있다.
올해 교섭에서는 AI·로봇 등 자동화 기술 도입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 문제도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대차 노조는 자동화 기술 도입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고용과 임금·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했다.
생산 효율화와 스마트공장 전환이 확대될수록 기존 인력의 업무 변화와 일자리 안정 문제가 노사 갈등의 새 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생산직 인력 재배치와 직무 전환 교육을 어떻게 설계할지와도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가 기아와 GM 한국사업장(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완성차업계 전반의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노사관계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파업 수순에 들어갈 경우 다른 사업장 교섭에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 협상은 다른 완성차업체 임단협에도 기준점처럼 작용해 왔다"면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생산 일정과 협력사 가동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과급과 정년 연장, AI·로봇 고용 보장 요구가 맞물리면서 올해 완성차 하투는 단순 임금인상률을 넘어 산업 전환기의 비용 분담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