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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줄어드는 인구, 늘어나는 아파트…울산 새 집은 누가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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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줄어드는 인구, 늘어나는 아파트…울산 새 집은 누가 사나

신축 갈아타기 뒤에 남은 집은?…매매·전세·월세·빈집으로 갈라지는 울산 주택시장
울산대공원을 배경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에도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되면서, 신축 갈아타기 뒤 남는 기존 주택이 매매·전세·월세·빈집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울산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박근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울산대공원을 배경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에도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되면서, 신축 갈아타기 뒤 남는 기존 주택이 매매·전세·월세·빈집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울산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박근호기자
울산 도심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서 있다.

남구와 중구, 북구, 울주군 신도시 주변까지 새 아파트 공사장은 계속 보인다. 그런데 울산 인구는 줄고 있다. 시민들이 품는 질문은 하나다. 저 집은 대체 누가 사는가.

울산의 주민등록 인구는 2026년 6월 말 기준 108만7089명이다. 세대 수는 50만1654세대, 세대당 인구는 2.17명이다. 2015년 117만 명을 넘었던 도시가 110만 명 아래로 내려왔지만, 세대는 잘게 쪼개지고 있다.

집을 필요로 하는 단위가 ‘인구’에서 ‘가구’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인구는 줄어도 신축 수요는 남아 있다


울산의 새 아파트 수요는 새로 들어오는 인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존 시민의 갈아타기 수요가 크다. 오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살던 가구가 주차장, 엘리베이터, 단지 관리, 평면, 학군, 브랜드를 보고 신축으로 옮긴다. 인구가 늘지 않아도 새 집은 팔릴 수 있는 이유다.

세대 분화도 수요를 만든다.

2024년 기준 울산의 1인 가구는 14만6293가구, 전체 일반가구의 31.6%다. 전국 평균보다 낮지만 울산 안에서는 이미 세 집 중 한 집 가까이가 1인 가구다.

부부만 사는 집, 부모와 따로 사는 자녀 세대, 직장 때문에 따로 거주하는 중장년 1인 가구도 주택 수요를 유지한다.

투자 수요도 일부 붙는다.

새 아파트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먼저 가격이 움직이는 상품이다. 실거주자가 사기도 하지만, 분양권·입주권·외지인 매입·임대 목적 매입도 함께 움직인다.

다만 외지인이 시장 전체를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울산 주택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지역 안의 갈아타기와 가구 분화에 있다.

새 집으로 옮긴 뒤, 원래 집은 어디로 가나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다. 신축 아파트로 이사 간 사람이 살던 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집은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다.

가장 흔한 길은 매매다. 신축 잔금을 치르기 위해 기존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판다.

이 집은 신축을 사기 어려운 실수요자, 같은 생활권을 벗어나기 싫은 신혼부부·중장년층·분가 세대가 산다. 신축 가격이 높아질수록 기존 주택은 중저가 대안 시장이 된다.

두 번째 길은 전세다. 기존 집을 팔지 않고 전세를 놓아 신축 잔금 일부를 마련한다.

이 경우 새 아파트 입주는 기존 전세 물량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임대차 시장은 전세만으로 흐르지 않는다. 대출 이자와 보증금 반환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은 전세보다 반전세나 월세를 선택한다.

울산의 전월세 전환율은 2026년 3월 기준 8.6%로 보도됐다. 전국 평균 6.6%, 5대 광역시 평균 6.7%보다 높다. 단독주택은 10.2%, 연립·다세대주택은 9.8%, 아파트는 5.8%로 주택 유형별 차이도 컸다.

전세가 월세로 바뀔 때 세입자 부담이 울산에서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집은 충분한데, 살고 싶은 집은 부족하다


울산은 주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로 보기 어렵다.

2024년 기준 울산의 주택보급률은 107.6%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주택 수는 49만7617호, 공동주택은 34만739호로 집계됐고 아파트 비중은 62%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은 주택의 질을 말해주지 않는다.

e-나라지표도 주택보급률을 주택 수를 일반가구 수로 나눈 양적 지표로 설명하면서, 주택재고의 배분 상태나 거주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주택 수에는 빈집도 포함된다.

그래서 울산 주택시장의 질문은 바뀐다.

집이 몇 채 있느냐보다 시민이 살고 싶어 하는 집이 충분하느냐가 중요하다. 주차가 어렵고, 관리가 낡고, 수리비가 많이 드는 단독주택과 오래된 다가구, 입지가 약한 아파트는 신축 경쟁에서 뒤로 밀린다.

사람은 신축으로 이동하지만 낡은 집은 그 자리에 남는다.

울산은 인구가 줄고 있지만 세대 분화와 신축 선호가 이어지면서 새 아파트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신축으로 옮겨간 뒤 남는 기존 주택은 다시 매매·전세·월세·빈집 시장으로 갈라지며 지역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통계청,국토교통부,울산시의회 자료기반 AI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은 인구가 줄고 있지만 세대 분화와 신축 선호가 이어지면서 새 아파트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신축으로 옮겨간 뒤 남는 기존 주택은 다시 매매·전세·월세·빈집 시장으로 갈라지며 지역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통계청,국토교통부,울산시의회 자료기반 AI생성


남는 집의 끝에는 빈집이 있다


새 아파트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낡은 집이 사라지지 않으면 가장 약한 주택부터 비게 된다.

울산시의회 서면질문 답변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울산 지역 빈집은 1855호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이 1160호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도 248호 포함됐다. 구·군별로는 울주군 534호, 남구 499호, 중구 335호, 동구 270호, 북구 217호 순이었다.

울산시는 2025년 빈집정비사업에 국비와 시·구·군비를 합쳐 20억 원을 투입해 정비가 시급한 빈집 56호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빈집 38곳을 정비해 주차장 25곳, 쉼터 11곳, 텃밭 2곳으로 활용했다.

빈집은 인구 감소의 결과이면서 신축 선호가 만든 그림자다.

새 집이 팔려도, 그 아래 단계의 집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와 가격, 관리 상태가 맞으면 거래되고, 그렇지 않으면 전세·월세로 밀리거나 빈집으로 남는다.

미분양 감소가 말하는 것


분양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토교통부 2026년 2월 주택통계 기준 울산 미분양 주택은 1402호로 전달보다 14.1% 줄었다. 2024년 12월 4131호까지 늘었던 미분양이 2025년 말 1987호, 2026년 2월 1402호로 감소한 흐름도 확인된다.

다만 이 숫자는 울산 전체 주택시장이 고르게 살아났다는 뜻으로 읽기 어렵다. 입지 좋은 신축과 브랜드 단지는 흡수되고, 가격·입지·상품성이 약한 물량은 남는다. 팔리는 새 집과 밀리는 낡은 집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이다.

최근 공급 흐름도 엇갈린다.

국토교통부 2026년 5월 주택통계 관련 보도에 따르면 울산의 1~5월 공동주택 누적 준공 물량은 342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5% 줄었다. 같은 기간 공동주택 착공도 778건으로 30% 감소했다.

시민 눈에는 공사장이 많아 보여도 실제 입주 물량과 착공 흐름은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

새 아파트의 주인은 ‘새 인구’만이 아니다


울산 새 아파트의 주인은 새로 유입된 인구만이 아니다. 기존 시민의 갈아타기, 세대 분화, 임대 목적 매입, 일부 외지인 자금, 정비사업 조합원 물량이 섞여 있다.

새 집 한 채가 팔리면 그 사람이 떠난 기존 주택은 다시 매매·전세·월세 시장으로 들어간다. 그 연쇄 이동의 끝에서 낡은 단독주택과 오래된 다가구, 입지 약한 아파트가 빈집으로 남는다.

울산의 주택시장은 “집이 남느냐 부족하냐”의 문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 집으로 올라가는 사람, 그가 남긴 집에 들어가는 사람, 전세에서 월세로 밀리는 사람, 끝내 비어 있는 집까지 이어지는 주거 이동의 문제다.

줄어드는 인구와 늘어나는 아파트가 동시에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은 줄지만 가구는 쪼개지고, 시민은 더 나은 집을 찾고, 시장은 새 아파트에 돈을 먼저 넣는다.

그러나 낡은 집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으면 울산의 주택 부담은 가장 오래된 골목과 단지부터 쌓인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