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방해 뚫는 러시아 자율 드론과 중국의 세계 최고 위성 추진체 실증
무인·우주 기술 격차 확대…한국형 전략 재설계 시급
무인·우주 기술 격차 확대…한국형 전략 재설계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전장과 우주가 동시에 무인화되면서 차세대 군사기술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러시아의 인공지능(AI) 자율 타격 드론 대량 투입과 중국의 세계 최고 성능 위성 전기추진 엔진 검증이 대표 사례다. 독자 기술로 무장한 이들의 움직임은 군사적 균형을 흔들 뿐 아니라 한국 방위산업에 기술 격차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진다.
전파방해 무력화한 AI 자율 드론의 기술 실체
체코 매체 노빈키(Novinky)는 5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자포로제 지역에 AI 기능을 탑재한 공격 드론 '몰니야-2'를 대량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고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의 말을 인용한 보도다.
이 드론은 비행 최종 단계에서 AI가 통제권을 갖는다. 인간 조종사 도움 없이 스스로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하므로 전파방해를 뚫고 작전을 완수할 수 있다. 종말 단계에서 영상 기반 표적 인식과 관성항법을 결합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없이도 타격 정확도를 유지한다. 미리 입력된 지형 매칭 정보와 패턴 인식을 활용하므로 통신 차단 상태에서도 자율 비행을 한다.
러시아는 신호 가용성을 높이려고 전술별 변칙 기술을 결합했다. 지속 통신이 필요한 임무에는 스타링크 터미널이나 광케이블을 적용해 제어 능력을 유지한다. 반면 완전 자율 타격 임무에는 신호 방출을 끊어 탐지 장비를 무력화한다.
소형 자살폭탄 드론을 실어 나르는 모체 드론으로 쓰기도 한다. 통신 신호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 AI 드론은 기존 주파수 탐지 장비로 미리 잡아내기 어렵다. 단순한 시험 단계를 지나 전선 후방까지 타격하는 대규모 실전 운용 단계로 접어들었다.
우주 기동전 현실화한 중국의 고출력 추진체
우주 공간에서도 기술 격변이 일어났다.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Military Watch Magazine)은 지난 4일 중국이 세계 기록을 세운 750뉴턴(N) 홀효과 추력기 실증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엔진을 장착한 통신기술시험위성 26A호는 다섯 차례 궤도 변경을 거쳐 정지궤도에 안착했다. 누적 점화 시간은 1만 1617초에 이른다.
750뉴턴급 추력은 기존 상용 전기추진과 비교해 수배 수준이다. 대형 군사 위성의 기동성과 임무 전환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이 기술은 서방 통제로 해외 기술 도입이 막히자 중국 연구진이 독자 개발했다.
열과 산화에 강한 보호 코팅 기술 덕분에 14시간 넘게 연속 가동할 수 있다. 전기추진 엔진은 화학 엔진보다 연료를 훨씬 적게 쓰므로 위성 수명을 늘리거나 무거운 장비를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고출력 전기추진은 위성을 정적 자산에서 기동 자산으로 바꾼다. 궤도 변경 속도를 대폭 줄여 위성 간 위치 경쟁과 위성 요격 회피 기동을 포함한 '우주 기동전' 개념을 현실화한다. 정찰위성이나 조기경보위성을 쏘아 올린 뒤 곧바로 작전에 투입하거나 군집 위성을 신속하게 재배치해 감시 정찰 지속성을 강화할 수 있다.
한국 방산이 마주한 핵심 기술 장벽
두 사건은 현대전 중심축이 자율 무기와 우주로 이동했음을 증명한다. 그동안 한국 방산은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앞세워 수출을 늘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 한화시스템 같은 기업들이 플랫폼 제작 역량을 확보하며 성과를 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핵심인 자율 판단 알고리즘과 고출력 추진 핵심 소재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원천 기술 공백은 장기적으로 가성비 위주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해외 기술 종속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 향후 3년에서 5년 내에 원천 기술을 확보하느냐가 한국 방산의 기술 종속 탈피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등 연구기관과 민간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이유다.
북한의 드론 위협과 우주 자산 확보 움직임에 대응하려면 우리 군의 무인체계 개발 방향도 선회해야 한다. 원격 조종 중심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단절을 극복하는 독자 AI 타격 기술 확보와 고출력 플라즈마 제어 등 우주 핵심 기술에 투자를 집중할 시점이다.
기술 패권 생존을 위한 4대 관전 포인트
앞으로 차세대 국방 기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네 가지 핵심 지표를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 우선 AI 드론이 전술 상황에서 전자전 방해를 극복하는 확률과 실전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이들의 공격을 막아낼 자율 드론 탐지와 요격 성공률 같은 안티 드론 AI 성능 지표도 필수 요건이다. 우주 영역에서는 중국 대형 군사 위성의 전기추진 엔진 탑재 비율과 궤도 기동 능력을 주시해야 하며, 국내적으로는 한국형 국방 AI 프로젝트의 예산 집행률과 핵심 부품 국산화 실적을 점검해야 한다.
단순한 무기 개량으로는 다가올 무인·우주전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 원천 기술 자립이 곧 안보 자립이자, 방산 수출 경쟁력의 출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