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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전쟁·中 규제 속 반도체 핵심 ‘헬륨’ 최대 수혜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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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전쟁·中 규제 속 반도체 핵심 ‘헬륨’ 최대 수혜국 부상

대만·日·韓 등 아시아 칩 거두들, 카타르·중국 빗장 속 美 의존도 최대 80% 폭증
이란 분쟁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카타르 LNG 공급망 마비… 中은 수출 전격 차단
TSMC·삼성 등 반도체 업계, 초정밀 공정 냉각 가스 부족 위기에 ‘전략 비축 확대’ 정부 촉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헬륨 생산국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헬륨 생산국이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첨단 기술 제재와 지정학적 공급망 마찰이 세계 반도체 가치사슬의 숨통을 조여오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필수 원자재인 ‘헬륨(Helium)’과 희귀 가스 시장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중동발 이란 전쟁으로 카타르산 공급망이 마비되고 중국이 보복성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들자, 대만·한국·일본 등 아시아 첨단 반도체 삼각 동맹이 생존을 위해 미국산 가스 유통망으로 일제히 전진 배치됐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의 국가별 세관 장부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이란 분쟁 장기화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술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희귀 가스 시장의 수급 수율이 극도로 긴축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아시아 핵심 칩 제조국들의 최대 가스 공급국으로 부상하며 독점적 지배력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전쟁·중국 규제에 막힌 기존 공급망… 대만, 미국산 수입 4%에서 60%로 폭등


반도체 초정밀 리소그래피(노광) 공정 및 웨이퍼 냉각, 누출 감지(리크 테스트)에 대체 불가능한 기축 자원인 헬륨은 전통적으로 LNG(액화천연가스) 부산물 가공 인프라를 쥔 카타르와 내수 물량을 밀어내던 중국이 아시아 시장의 지출 장부를 양분해 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동반한 이란 전쟁으로 카타르의 LNG 수송선 운항이 무력화되면서 글로벌 헬륨 유통망에 최초의 대형 균열이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당국이 금요일을 기해 뚜렷한 소명 없이 헬륨 수출을 전격 차단하는 빗장을 걸어 잠그며 공급난을 심화시켰다.

이 같은 연쇄 충격 속에서 미국산 헬륨은 아시아 테크 진영의 유일한 구명줄이 됐다. 대만의 미국산 헬륨 및 희귀 가스 수입 비중은 2025년 전체 장부의 4% 미만에 불과했으나, 2026년 상반기 기준 무려 60%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기존 최대 공급선이던 카타르산 비중은 88%에서 30% 선으로 상각 폐기됐다.

한국과 일본의 수입 장부 역시 격변했다. 지난해 한국의 최대 헬륨 조달처였던 카타르의 비중은 55%에서 올해 상반기 34%로 주저앉은 반면, 미국산 수입은 28%에서 56%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과거 한국 귀한 가스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국산 비중은 3.3%로 쪼그라들었다. 일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2022년 28%에 불과했던 미국산 소싱 비중이 올해 상반기 5개월간 83%를 돌파하며 독점적 의존증을 나타냈다.

중국의 ‘자원 국산화 보호주의’와 가격 폭등 리스크

업계 분석가들은 중국의 이번 헬륨 수출 제한 조치를 두고, 미·중 반도체 패권 전선에서 희토류와 텅스텐에 이어 핵심 가스 자원까지 통상 압박 무기로 활용하려는 중국 수뇌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륙계 팹리스 및 파운드리 인프라 확충으로 자국 내 헬륨 수요가 급증하자, 국내 자강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 유통 수송망을 통제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전 세계 헬륨 생산 점유율은 2% 미만으로 미미하지만, 주요 아시아 강국들이 역사적으로 의존해 온 우회 장부를 차단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전체의 단가 고공행진을 촉발하는 뇌관이 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헬륨 캐파는 미국이 약 40%를 점유하며 전 세계 1위 왕좌를 지키고 있고, 카타르(33%)와 러시아(1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풍부한 매장량과 고도화된 정제 공학을 무기 삼아 안보 펜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특정 단일 국가로의 공급망 쏠림 현상은 향후 모빌리티 및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반의 제조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TSMC 주도로 가동되는 ‘비축 경제학’… 안보 가치사슬 재편의 과제


글로벌 자본 시장과 원자재 진영은 가스 공급 차단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장기 리스크 통제 시나리오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거두인 TSMC가 의장사로 있는 대만반도체산업협회는 행정당국을 향해 헬륨, 네온, 아르곤 등 희귀 가스와 LNG를 포함한 핵심 에너지 자원의 ‘국가 전략적 비축 기지 구축’을 공식 가이드라인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서방의 무역 관세 펜스 안팎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망 가치사슬의 유동성을 흔드는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미국산 가스 파이프라인을 사수하고 자국 클린룸의 제조 주권을 방어하려는 아시아 반도체 진영의 자본 재배치 및 비축 전술은, 하반기 글로벌 첨단 IT 하드웨어 산업의 실적 저지선을 결정할 가장 즉각적인 거시경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