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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가 미래 수익?” 질문 바꾼 월가… 이제 현금흐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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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가 미래 수익?” 질문 바꾼 월가… 이제 현금흐름 증명해야 한다

빅테크 비용 부담에 밸류에이션 재조정…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19% 급락
연휴 뒤 여는 한국 증시 약세 출발 가능성… HBM·외국인 수급 변동성 주의보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유행을 이끌던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재조정이 본격화했다. 시장의 관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의 기술적 완성도에서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이동하면서 기술주 변동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유행을 이끌던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재조정이 본격화했다. 시장의 관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의 기술적 완성도에서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이동하면서 기술주 변동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유행을 이끌던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재조정이 본격화했다. 시장의 관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의 기술적 완성도에서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이동하면서 기술주 변동성이 커졌다.

대형 기술주의 투자 지출이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검증하는 첫 번째 본격 점검 구간에 진입한 만큼, 국내 투자자는 기술주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다가오는 실적 발표 기간의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717(현지시각) 인공지능 수익성 불확실성과 고점 부담이 맞물려 기술주 낙폭이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시장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 6월 고점과 비교해 19% 떨어지며 약세장 진입 기준인 20% 하락에 근접했다.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시가총액 1조 달러(1490조 원, 19일 환율 기준 1달러당 1490원 적용) 선이 무너진 뒤 9400억 달러대(14006000억 원)까지 밀리며 최근 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6월 하순 고점 이후 줄어든 시가총액은 약 1500억 달러(2235000억 원)로 추산된다.

빅테크의 ROI 압박과 반도체 과열 해소… TSMC 설비투자의 변곡점


이번 하락의 본질은 인공지능 투자 회수 가능성을 향한 첫 번째 시험대다.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시장을 지배한 규칙은 '설비투자(CAPEX) 증가가 곧 미래 수익'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시장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실제 현금흐름을 언제 만드는가'로 질문을 바꿨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사용자 증가세와 비교해 직접 매출 기여는 제한적인 반면,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비용 등 비용 구조는 크게 악화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 등 공격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형성됐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압축되는 과정이다.

시장은 빅테크와 반도체 업종을 분리해 해석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에 돈을 쓰는 빅테크는 수익성 의심을 받으며 밸류에이션이 깎였다. 반면 인공지능 수혜를 입은 반도체 업종은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흐름에 가깝다. 알파벳 주가는 신형 인공지능 모델인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 지연 소식에 4.4% 하락했고 엔비디아와 메타도 조정을 받았다.

대만 반도체 제조 기업 TSMC가 지난 16일 미국 내 투자 계획을 확대하며 추가로 1000억 달러(149조 원)를 투입해 총투자 규모를 2650억 달러(3948500억 원)로 늘리겠다고 밝힌 점도 종전과 다르게 해석된다.
과거에는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신호로 받아들였으나, 지금은 빅테크 고객사들의 투자수익률(ROI) 압박을 키워 앞으로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시장이 투자 확대를 넘어 투자 효율을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장외 거래에서 기업가치가 기업공개(IPO) 기대 수준을 밑돈 스페이스X의 사례나, 중국 스타트업 문샷이 선도 기업을 추격하는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는 평가가 나온 점도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을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 초기의 정상적인 밸류에이션 재조정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공존한다.

월요일 개장하는 한국 증시… 갭하락 후 반등 실패 패턴 경계


미국 기술주 조정의 여파는 한국 증시로 이어진다.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날 한국 금융시장은 제헌절 연휴로 문을 닫아 충격을 뒤로 미뤘다. 오는 20일 월요일 장이 열리면 유가증권시장(KOSPI)은 미국 증시의 하락분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험적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코스피 지수는 동조화 현상이 강하다.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수급 구조상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이끌 위험이 있다. 특히 월요일 장 초반 외국인 선물 포지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연동 여부, /달러 환율의 1400원선 근접 여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외국인의 동시 순매도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이 세 가지 변수가 겹친다면 장 초반 하락 출발한 뒤 반등하지 못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옥석 가리기 국면의 투자 전략, 돈 되는 인공지능만 남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조정이 인공지능 버블의 붕괴나 추세적 하락 전환은 아니다. 인공지능 수요 자체는 여전히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은 타이트하게 유지된다. 주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증설 역시 이미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진행 중이다. 따라서 현재 국면은 추세 붕괴가 아니라 밸류에이션이 깎여 나가는 '옥석 가리기' 과정에 가깝다.

인공지능 시장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돈 되는 인공지능만 남는 구간으로 들어왔다. 투자자는 인공지능 스토리만 있고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은 종목이나 설비투자 비용에만 의존하는 성장주 비중을 줄여야 한다.

대신 가격 결정력을 가진 HBM 공급망 핵심 기업이나 이미 실적을 증명하는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좁혀야 한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포지션을 축소하거나 위험 회피(헷지) 전략을 취하고, 실제 실적 수치를 확인한 뒤 추세 재진입을 타진하는 태도가 매끄럽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