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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세 9000억원·생산 차질에도…"하반기 수익성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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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세 9000억원·생산 차질에도…"하반기 수익성 회복"

영업이익률 6.3~7.3% 목표 유지
그랜저·아반떼 신차로 판매 만회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도 계열사 논의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생산 정상화와 신차 투입, 원가 절감을 앞세워 상반기 판매 차질을 만회하고 연간 수익성 목표를 지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관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 유럽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생산과 제품 구성을 정상화해 실적 회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3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미국 관세 비용으로 1분기와 비슷한 약 9000억원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85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줄었다. 판매 물량 감소와 인센티브 부담, 차종 구성 악화 등에 관세 비용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률도 7.5%에서 5.8%로 낮아졌다.
현대차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관세 납부액은 지난해 3분기 약 1조8000억원, 4분기 약 1조5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 동기와 비교한 관세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도 수익성을 압박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플라스틱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2분기에 약 4000억원의 비용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전사적인 재료비 절감 활동을 통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의 약 50%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원재료 가격 상승이 손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차질은 판매 물량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에도 영향을 줬다. 국내 공장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대차 주요 차종과 제네시스 생산이 중단됐다.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 화재로 현지 공장에서도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대체 부품을 개발하고 다른 차종으로 생산을 전환했지만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생산이 줄면서 차종 구성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부품 공급 이슈는 현시점에서 정상화됐다"며 "하반기 국내 공장뿐 아니라 인도 등 해외 권역 공장에서도 생산을 확대해 상반기 차질 물량을 만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분기 전체 차종 구성과 인센티브 효과는 영업이익을 약 6000억원 끌어내렸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생산 차질 등에 따른 파워트레인 구성 악화 영향이 약 2000억원, 가격 인상분과 인센티브 증가분을 상계한 순인센티브 부담이 약 4000억원이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확대는 약 4000억원의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현대차는 하반기 생산 정상화와 함께 하이브리드 판매가 계속 늘어나면 차종 구성 개선이 수익성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와 유럽 내 중국 전기차의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대응하고, 신차 출시를 앞둔 기존 모델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2분기 인센티브 지출을 확대했다. 하반기에는 주요 신차 출시로 기존 모델의 재고 부담이 줄면서 인센티브 지출도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그랜저 부분변경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하고 아반떼 완전변경을 비롯한 현대차·제네시스 신차를 잇달아 출시한다.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연초 제시한 영업이익률 6.3~7.3%의 연간 가이던스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연간 판매 목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미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본부장은 "생산 차질 물량이 많아 전부 도매 판매로 만회하기는 어려웠다"며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치를 고려하면 조금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목표에 미달하더라도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을 확대해 매출과 영업이익률 목표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연간 전망과 주주환원 방안은 오는 8월 말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전기차로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한다. 기존 코나와 투싼의 모델 노후화와 중국산 전기차의 공격적인 판매가 맞물리며 현대차의 2분기 유럽 도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했다.

현대차는 연내 B세그먼트 전기차 '아이오닉3'를 출시해 유럽에서 2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중국 전기차에 대응할 B세그먼트 모델이 부재했다"며 "아이오닉3는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온 신차와 투싼도 하반기 유럽 시장에 투입한다. 다만 신차 출시가 연말에 집중된 만큼 올해 유럽 판매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제품 구성 개선으로 판매 감소가 수익성에 미치는 충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의 낮은 수익성도 해결 과제로 꼽혔다. 현대차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전동화 부품과 배터리 가격이 높아 같은 비율로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설정해도 절대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재제조하거나 수리해 다시 활용하고, '플레오스' 시스템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확대해 정비 공임과 품질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문제도 컨퍼런스콜에서 언급됐다. 현대차는 소프트뱅크가 이달 초 보유 지분과 관련한 풋옵션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풋옵션은 일정 조건에 따라 보유 지분을 정해진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현대차는 "현재 각 지주사가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진행 중"이라며 추가 지분 인수 주체와 규모, 거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룹 내 로봇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만큼 계열사별 부담과 지분 구조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도 이어간다. 현대차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2500원의 2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배당 기준일은 다음 달 31일, 지급일은 오는 9월30일이다.

현대차는 1분기 자사주 매입 당시 보통주보다 우선주를 약 20~25% 더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추가 방안과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5.5%, 2분기 5.8%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며 3분기와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확대와 신차 출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상승을 통해 자동차 업계 상위권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