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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 강세론, '4중 악재'에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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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 강세론, '4중 악재'에 시험대 올라

100달러 유가·관세·AI 비용·국채금리 동시 부담…S&P500 2주 연속 하락
미국 뉴욕의 월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월가. 사진=로이터

월가의 강세장 전망이 한꺼번에 몰려온 악재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국제유가 급등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부과, 장기 국채금리 상승,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미국 증시의 상승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유가 충격, 인플레이션 우려, 채권금리 상승, 무역전쟁, AI 투자 불안을 한꺼번에 소화해야 했다며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달 들어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한 뒤 2주 연속 주간 하락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플랫폼스,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주식은 한 주 동안 6% 가까이 빠졌다.

◇ 유가·관세·금리가 한꺼번에 부담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의 첫 번째 부담은 유가였다.

브렌트유는 중동 분쟁이 호르무즈해협에서 홍해로 번지면서 23일 배럴당 100달러(약 14만6000원)를 넘어섰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웃돈 것은 두 달 만이다.

관세도 다시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 60개 경제권 수입품에 10~12.5%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장벽의 일부를 다시 세웠다.

장기 국채금리도 상승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수년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 자금조달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물가와 금리 전망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인플레이션 우려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은 대규모 투자 사이클에 들어간 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 AI 투자 회수 논란 재점화


AI 투자 부담도 증시를 압박했다.

알파벳이 AI 관련 지출 계획을 늘리면서 빅테크의 막대한 자본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커졌다. AI 인프라 확대는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회수 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강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27년 거의 1조달러(약 1463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고 전했다. 수익이 수년 뒤에야 확인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금리 상승은 필요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글로벌 전략가는 “원유 가격의 수준보다 지속 기간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 가격이 여름 말까지 현 수준 부근에 머물 경우 위험 프리미엄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노무라의 찰리 매켈리곳 크로스애셋 전략가는 원유를 가장 유력한 촉발 변수로 지목했다. 유가 상승이 지속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게 만들고 이 충격이 금리 시장을 거쳐 다른 자산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 월가 전략, 낙관에서 선별 대응으로


월가 주요 기관들도 보다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바클레이스는 이번 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개와 AI 자본지출 우려를 이유로 위험자산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동안 자산군 전반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HSBC는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유럽 은행과 동일가중 S&P500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일부 전략가들은 아직 큰 폭의 포지션 변화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F.L.푸트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엘런 헤이즌 수석 시장전략가는 “일시적 유가 충격이 곧바로 미국 기업 이익을 흔드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유가가 충분히 오래 지속돼 마진과 소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때 시장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세바스티안 레들러 유럽 주식전략 책임자는 “증시가 7~8%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중동 리스크와 AI 투자 사이클이 함께 흔들릴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 연준 회의·빅테크 실적이 다음 시험대


다음 변수는 빠르게 이어진다는 관측이다.

연준은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이어 영국 중앙은행과 일본은행도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같은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등 대형 AI 투자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AI 투자 계획의 변화도 주시하고 있다. AI 관련 지출이 계속 확대될 경우 시장은 그 비용이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더마존 등 대형 AI 투자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의 실 엄격하게 따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티케하우캐피털의 라파엘 튀앵 자본시장전략 책임자는 “AI 관련 위험이 여러 자산군으로 확산하고 있고 투입되는 자본 규모도 크다”며 “AI가 현재 시장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는 그동안 탄탄한 기업 이익과 완만한 물가, AI 투자 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유가와 관세, 금리, AI 비용이 동시에 시장 흔들면서 강세장 논리가 더 까다로운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