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中의 기술 자강론 비밀 무기 된 ‘가계 저축’

글로벌이코노믹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中의 기술 자강론 비밀 무기 된 ‘가계 저축’

CXMT 98억 달러 대형 IPO에 소매 투자자 200배 넘는 청약 몰려… 국영 자본과 소매 자본의 결합
지방정부 부채 및 부동산 침체 속 ‘부동산 국가’에서 ‘기술 주식 국가’로 체질 전환
국가 주도 자본 시장 창출… 과잉 투기 및 자산 거품 방지할 엄격한 시장 규율 확보가 과제
7월 16일,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창신 메모리 기술 본사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7월 16일,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창신 메모리 기술 본사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부담으로 기존의 토지 매각 및 정책 금융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르자, 중국 정부가 막대한 가계 저축을 첨단 기술 육성을 위한 핵심 자본 시장 엔진으로 전격 전환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적 전략 우선순위에 개인 소매 자본을 대대적으로 유입시키는 ‘하이브리드형 자본 시장’ 모델이 본격 가동되는 양상이다.

7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 및 난양공과대학교 탄 콩 얌(Tan Kong Yam) 교수의 통상 분석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선도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98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에 개인 소매 투자자들의 공모 청약이 200배 이상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부동산 및 예금에 묶였던 자금, 자본 시장과 첨단 기술로 수송선 변경


과거 수십 년간 중국 가계 자산의 핵심 축은 부동산과 은행 예금이었다. 예금으로 모인 자금은 정책은행을 거쳐 인프라 및 부동산 개발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 거대한 가계 저축의 물줄기를 주식, 뮤추얼 펀드, 기술 IPO 등 자본 시장으로 돌려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첨단 제조 등 전략 산업의 위험 자본(Risk Capital)으로 활용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차세대 기술 경쟁에는 국가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된다. 중국은 주식 시장을 활용해 민간 투자자들에게 상업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정부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산업 정책의 영향력을 배가시키는 전략적 수송 카드를 취했다.

지정학적 제재 속 ‘금융 주권’ 확보… ‘부동산 국가’에서 ‘기술 주식 국가’로 재편


이 같은 금융 구조 재편은 미국의 대중국 벤처 자깃 출자 및 서방 자본 시장 접근 제한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 주권’ 확보 전술이기도 하다. 중국 기술 기업들이 서방 벤처 캐피털이나 해외 상장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내 공급망과 고객, 그리고 자국 가계 자본에 기반해 자립할 수 있는 국가 주도 자본 시장 생태계를 다지는 것이다.

이는 중국 사회가 기존의 '부동산 자산 보유 국가'에서 '첨단 기술 주식 보유 국가'로 이행하는 거시적 체질 전환을 의미한다. 가계는 단순 아파트 소유를 넘어 국산 반도체, AI, 배터리 기업의 주주로 참여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과잉 투기 및 거품 위험 상존… 시장 규율 확보가 성패 가르는 분수령


다만 국가 주도 자본 시장 모델에는 중대한 리스크도 내포되어 있다. 국가 전략 부문으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정부의 암묵적 보증'을 확신할 경우, 과도한 밸류에이션 부풀리기, 중복 투자, 그리고 자산 거품(Bubble)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EV) 분야에서 발생했던 무분별한 과잉 생산 능력과 치열한 출혈 경쟁이 주식 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성급한 띄우기식 IPO보다 엄격한 회계 투명성, 신뢰성 있는 파산 및 상장폐지 구조 등 진짜 시장 규율이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 방향성과 시장 규율을 정밀하게 결합해 가계 저축을 첨단 기술 경쟁력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중국의 새로운 금융 모델은, 하반기 글로벌 자본 유통 단가와 차세대 첨단 산업 생태계의 패권 향방을 결정할 거시 산업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