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전자양전자 충돌기 II(BEPCII) 활용… 50년 물리학계 난제 ‘글루볼’ 결정적 증거 확보
15개국 700여 명 과학자 참여… 100억 개 J/psi 입자 붕괴 데이터 정밀 분석 성과
쿼터 없이 글루온 간 상호작용만으로 구성… "힘 자체가 물리적 실체로 입증된 역사적 사건"
15개국 700여 명 과학자 참여… 100억 개 J/psi 입자 붕괴 데이터 정밀 분석 성과
쿼터 없이 글루온 간 상호작용만으로 구성… "힘 자체가 물리적 실체로 입증된 역사적 사건"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연구진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현대 물리학이 50년간 예측에만 머물렀던 순수 힘 전달 입자의 결합체, 이른바 ‘글루볼(Glueball)’의 존재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정황과 특성을 규명해냈다.
8월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은 브라질 나탈에서 열린 국제 고에너지 물리학 회의에서 베이징 전자양전자 충돌기 II(BEPCII)를 통해 수집한 15년간의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루볼의 존재에 대한 결정적 실증 결과를 발표했다.
50년 가설의 현실화… '순수 힘'이 만들어낸 입자
글루볼은 강한 상호작용(강력)을 매개하는 매개 입자인 ‘글루온(Gluon)’들이 서로 뭉쳐 형성된 입자다. 일반적인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는 하드론의 기본 단위인 '쿼크(Quark)'들이 글루온이라는 접착제를 통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1970년대 양자색역학(QCD) 이론 확립 이후, 글루온 자체가 강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쿼크 없이 오직 글루온들끼리만 뭉쳐 독립된 입자인 글루볼을 형성할 수 있다고 예측해 왔다. 이러한 가설은 반세동안 고에너지 물리학계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으나, 관측의 극심한 어려움으로 인해 증명되지 못했다.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IHEP) 황옌핑 연구원과 난징대학교 진산 교수가 이끄는 15개국 700여 명의 글로벌 연구팀은 BEPCII를 활용해 전자와 양전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수십억 개의 입자를 생성했다. 이 입자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글루볼이 출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관측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2011년 글루볼 후보 입자를 최초 포착한 이래, 약 100억 개에 달하는 입자의 붕괴 데이터를 정밀 추적해 2024년 질량 및 기본 물리량을 측정했다.
이어 최근 연구를 통해 해당 입자가 쿼크 특유의 '맛(Flavor)'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내며, 쿼크가 배제된 순수한 글루볼의 핵심 물리적 특성을 최종 입증했다.
물리학 지평 확장… "편지 전달하던 전령들이 모여 조각상을 만든 격"
이번 발견은 기존 물질관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물리학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황옌핑 연구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견은 입자 간에 힘을 전달하던 매개체 자체가 그 자체로 하나의 물리적 실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마치 편지만 전달하던 전령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단단한 조각상을 만들어낸 것과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진산 교수 역시 "글루볼의 관측 실증은 인류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경계를 대폭 넓혔을 뿐만 아니라, 현대 물리학의 기둥인 표준모형과 강한 상호작용 이론이 가장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발견의 일등 공신인 베이징 전자양전자 충돌기 II(BEPCII)는 2026년 5월 가속기 최대 광도를 3배 이상 향상시키는 대대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희귀 입자 탐색과 기초 물리학 실험에서 중국의 글로벌 연구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주도 연구진의 글루볼 존재 실증은, 향후 ‘양자색역학 및 현대 입자물리학 표준모형의 이론적 완결성 제고’와 더불어 ‘글로벌 거대 과학 및 기초물리학 분야 내 중국의 학술 패권 강화’를 이끌 핵심 거시 학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