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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청정에너지 급증세, ‘노후 전력망’에 발목… 절반 이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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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청정에너지 급증세, ‘노후 전력망’에 발목… 절반 이상 취소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원유·가스 수입 타격… 재생에너지 전환 긴급성 급증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50~60% 취소·중단… 노후·과부하 전력망이 원인
데이터센터·EV로 2030년 신규 전력 수요 100TWh 폭증… 전력망 구축 5~15년 소요돼 병목 심화
베트남 흥옌성에 위치한 베트남 전력회사가 소유한 국영 전력 회사인 포노이 발전소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흥옌성에 위치한 베트남 전력회사가 소유한 국영 전력 회사인 포노이 발전소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초유의 에너지 위기를 맞닥뜨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자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나섰으나, 노후화되고 과부하된 전력망 인프라 한계로 인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들이 대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8월 9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의 헤일리 자렘바(Haley Zaremba) 분석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주요국에서 추진되던 재생에너지 사업들이 전력망 접속 용량 부족과 인프라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철회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호르무즈 폐쇄 직격탄 맞은 동남아… 에너지 안보 위기가 불러온 친환경 전환


올해 2월 이란 전쟁 가열로 호르무즈 해협이 전격 폐쇄되면서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유통량의 약 20%가 하룻밤 사이에 차단되었다. 특히 해협 통과 물량 중 석유 제품의 80%, 천연가스의 90%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고 있던 만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경제적 충격 흡수력이 약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이 가장 극심했다.
필리핀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비롯해 지역 정부들은 주 4일 근무제, 재택근무 의무화, 에너지 배급제 등 비상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러한 고강도 수급 불안은 역설적으로 역내 자립형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친환경 프로젝트 50~60% 취소… 전력망 인프라 부실이 원인


그러나 국가적 재생에너지 확대 추진은 전력망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Bain &Company)와 스탠다드차터드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추진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50%에서 60%가 취소되거나 중단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기후 전문 매체 클라이밋 홈 뉴스(Climate Home News) 역시 전력망 용량 부족과 유지보수 미비, 불투명한 전력구매계약(PPA) 구조, 인허가 지연, 민간 자본 참여 제한 등 정교하지 못한 전력 정책이 청정에너지 자본 유입을 막는 핵심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수요-공급 간 불일치 심화… 전력망 확충에 5~15년 소요


급격한 산업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도 전력망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베인앤컴퍼니는 데이터센터, 전기차(EV), 산업 클러스터 확장에 따라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00테라와트시(TWh) 이상의 신규 전력 수요가 분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나 EV 도입으로 인한 전력 수요는 1~3년 내에 즉각 현실화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는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5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적 불일치로 인해 전력망 용량이 글로벌 청정에너지 자본의 흐름을 결정짓는 최대 제약 요소로 부상했다.

동남아시아의 전력망 병목 현상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연쇄 차질은, 향후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및 배터리·EV 공급망의 동남아 투자 재검토’와 더불어 ‘동남아 전력망 현대화 및 다자간 전력망(APG) 구축을 둘러싼 인프라 자본 경쟁’을 유발할 핵심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