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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100달러 폭발… 전쟁이 부른 사상 초유의 정유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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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100달러 폭발… 전쟁이 부른 사상 초유의 정유 대란

미·이란 전쟁 여파로 전 세계 정유 산업 마비와 경유·휘발유 가격 수년간 고공행진 전망
중동 정유 시설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원유는 안정을 찾았으나 완제품 공급난 심화
바닥난 글로벌 연료 재고와 정제마진 폭등이 세계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가중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이란 전쟁 개시 이후 전 세계 정유 산업이 한계 상황으로 몰리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앞으로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8월 20일(현지시각) 2026년 2월 28일 전쟁 개시 이후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 사이의 극심한 괴리 현상을 보도했다.

정유 설비 파괴와 제품 가격 폭등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1배럴에 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수치는 전쟁 개시일과 비교해 25% 상승한 수준이지만, 전쟁 당시 최고점이었던 118달러보다는 크게 내려온 가격이다.

반면 석유제품 가격은 원유와 달리 하락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경유 가격은 전쟁 개시 이후 70% 이상 치솟았으며,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같은 기간 60% 안팎으로 올랐다. 이는 완제품을 생산하는 정유 시설이 전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유 능력 마비와 러시아 공급망 타격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하루 960만 배럴에 이르는 중동 지역 정유 생산 능력의 20% 이상이 마비되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연료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공급난은 더욱 가중되었다.

걸프만 지역의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자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대폭 낮췄다. 여기에 수개월 동안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기반 시설 공습도 정유난을 부추겼다.

러시아의 정유 처리량은 공습 탓에 최근 하루 400만 배럴 미만으로 30% 가까이 급감했으며,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월 경유 수출을 제한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정유 능력을 갖춘 중국 역시 전쟁 중 가동률을 낮추고 연료 수출을 제한해 공급 압박을 더했다.

바닥난 연료 재고와 정제마진 폭등


석유제품 공급 부족은 정제마진의 급격한 폭등으로 이어졌다. 로이터가 인용한 시장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경유 정제마진은 지난 2월 이후 3배 이상 뛰어 1배럴에 75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경유 정제마진도 140% 이상 상승해 이번 주 초 역대 최고치인 100달러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충격을 완화해 주던 세계 연료 재고도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보면 3월부터 7월 사이 글로벌 석유 재고의 누적 감소분은 세계 석유 수요의 약 3%에 해당한다. 현재 미국의 경유 재고는 같은 계절 기준으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휘발유 재고 또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과 극복 조건


공급 부족에 따른 연료비 폭등은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에너지 비용의 14.7% 상승과 휘발유 가격의 24.6% 급등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올랐다.

유로존 물가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에너지 비용 10% 상승 영향으로 2.9%까지 가속했으며, 일본의 생산자물가지수 또한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인들에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외교적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려 원유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석유제품 시장의 정체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지역 정유소 20여 곳이 전쟁 중 피해를 입어 대대적인 복구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열교환기와 압축기 같은 특수 부품 조달 기간이 전쟁 전부터 길어 장비 확보와 설비 복구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