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하루 만에 8개 신차 쏟아내"… 中 전기차, 내수 침체 속 극한의 치킨게임

글로벌이코노믹

"하루 만에 8개 신차 쏟아내"… 中 전기차, 내수 침체 속 극한의 치킨게임

7월 16일 하루에만 장성·리프모터 등 8개 사 신차 발표… 5개월간 542개 모델 '밥 먹듯 출시'
상반기 내수 판매 21% 급감… BYD도 6년 만에 첫 반기 감소(-16%), 세레스·GAC 적자 늪
"10억 위안 들여 2년 개발해도 흥행 3개월 못 가"… 니오 CEO "신차 증가 아닌 교체 수요 잡아야"
BYD 차량이 3월 24일 방콕에서 열리는 제47회 방콕 국제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BYD 차량이 3월 24일 방콕에서 열리는 제47회 방콕 국제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내수 침체와 보조금 축소로 판매가 급감하자, 완성차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신차를 쏟아내는 극단적인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하루 만에 8개 이상의 제조사가 동시에 신모델을 공개하는 이른바 '미친 목요일(Crazy Thursday)'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나,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쏟아붓고도 신차 효과가 3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등 출혈 경쟁(네이쥐안·內卷)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8월 2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목요일 하루 동안 만리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부터 신흥 스타트업 립모터(Leapmotor)에 이르기까지 최소 8개 이상의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신차를 일제히 발표했다.

이 중 6개 사가 순수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신에너지차(NEV) 신모델과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현지 언론은 KFC의 주간 할인 이벤트 명칭을 따 이날을 '자동차 업계의 미친 목요일'이라고 명명했다.

5개월간 542개 신모델 홍수… "밥 먹듯 출시하지만, 정점은 3개월뿐"


중국 시장 내 신차 출시 속도는 한계치에 달했다.

허즈치(He Zhiqi) BYD 부사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웨이보(Weibo)를 통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시장에 출시된 신차가 무려 542개 모델에 달한다"며 "이는 하루 평균 3.6개로, 사람들이 매일 밥을 먹는 속도와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한 모델을 개발하는 데 10억 위안(약 2,065억 원)의 거액과 2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부어도 시장의 관심과 판매 정점은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며 현재의 시장 경쟁을 '잔인한 체육관'에 비유했다.

상반기 내수 판매 21% 급감… '절대 강자' BYD마저 6년 만에 첫 역성장


이러한 신차 홍수는 줄어드는 내수 파이를 뺏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2026년 상반기 중국 내수 자동차 판매량(내연기관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21% 급감했으며, 신에너지차 판매 역시 세금 감면 한도 축소와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며 13% 감소했다.

내수 시장 점유율 23%로 압도적 1위를 달리던 비야디(BYD)조차 직격탄을 맞았다. BYD의 1~6월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80만 대로, 6년 만에 처음으로 반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하위권과 중견 기업들의 타격은 더욱 치명적이다.

장성자동차는 상반기 순이익이 약 60%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고, 세레스 그룹(Seres)은 화웨이와 합작한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토(AITO)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적자) 전환을 예고했으며, 광저우자동차(GAC)는 적자 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신차 가격을 낮추는 출혈 할인 경쟁에 더해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원가 상승 부담까지 겹치면서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붕괴되고 있는 형국이다.

니오 CEO "하반기 수요 회복 난망… '보급'에서 '대차' 시대로 전환해야"


업계 리더들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윌리엄 리(William Li·리빈) 니오(NIO) 창립자 겸 CEO는 "많은 가정이 이미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내륙 지역 차량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은 생애 첫 차를 사는 '신규 보급 시대'에서 기존 차량을 바꾸는 '대차(교체) 수요 기반의 성장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노르웨이의 전기차 보급률(약 90%)을 예로 들며, "충전 인프라의 일시적 불편보다 스마트 전기차가 제공하는 디지털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이라는 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운행 차량 중 신에너지차 비중을 현재의 13%에서 30%로 끌어올리고,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장기 친환경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계의 '미친 목요일' 신차 러시와 수익성 악화는, 향후 ‘수백 개에 달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본격적인 연쇄 도산 및 합종연횡(구조조정)’과 더불어 ‘내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유럽·동남아·남미 수출 덤핑 공세’를 가속할 핵심 글로벌 오토 거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