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0여 곳에 소급 추징·연체료 부과… 시진핑 집권 14년 누적 총액 단 6개월 만에 추월
헤이룽장농업 순익 120% 추징에 상장 20년 만에 첫 적자… '금세 4기(빅데이터 세무망)' 전면 가동
지방정부 세수 부족 메우려 '리커창식 감세 모델' 전격 폐기… 기업가 정신 위축 우려
헤이룽장농업 순익 120% 추징에 상장 20년 만에 첫 적자… '금세 4기(빅데이터 세무망)' 전면 가동
지방정부 세수 부족 메우려 '리커창식 감세 모델' 전격 폐기… 기업가 정신 위축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핵심 재원이었던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이 두 자릿수 급감하자, 재정난에 직면한 중국 지방정부들이 자국 상장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과거 세금 소급 추징에 돌입했다.
2026년 상반기에만 100곳이 넘는 상장사가 총 77억 위안(약 1조 5,870억 원)에 달하는 세금 추징 폭탄을 맞았으며,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후 14년간의 누적 추징 총액을 단 6개월 만에 뛰어넘은 사상 최대 규모다.
8월 26일(현지시각) 미국 종합 금융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Bloomberg News) 보도에 따르면, 중국 본토 증시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동안 100개 이상의 상장기업이 세무 당국으로부터 과거 누려온 세제 감면 혜택 취소, 부가가치세(VAT) 공제 과다 환수, 연체료 등으로 총 77억 위안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에만 35억 위안(약 45%)이 집중적으로 청구됐다.
상장 20년 만에 첫 적자 낸 헤이룽장농업… 10대 피해 기업이 추징액 70% 차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국 3대 농업 복합기업의 상장 계열사인 헤이룽장농업(Heilongjiang Agriculture)이다.
상장 후 20년 넘게 단 한 번도 상반기 적자를 낸 적이 없던 이 회사는, 2021년까지 소급 적용된 토지 임대 관련 법인세 감면 취소 처분을 받아 2025년 연간 순이익의 120%에 달하는 세금 청구서를 받았다.
이로 인해 5억 3,700만 위안 규모의 상반기 순손실이 불가피해졌으며, 지난 6월 공시 직후 주가가 이틀 연속 하한가(-10%)까지 추락해 시가총액의 20%가 증발했다.
이 밖에도 윈난구리(Yunnan Copper), 우시타이지인더스트리(Wuxi Taiji) 등 대형 국유기업부터 민영 의료 체인 아이얼안과(Aier Eye Hospital), 전자 도매 유통사 선전아이쓰디(Shenzhen Aisidi) 등 수년간 견조한 흑자를 내온 우량 상장사들이 표적이 됐다.
선전아이쓰디는 반기 이익의 6배에 달하는 추징금을 흡수하며 상반기 순이익이 79% 이상 급감했다. 상위 10개 피해 기업이 부담한 추징액만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금세 4기(金稅四期)' AI 세무망 가동… '리커창식 감세' 완전 폐기
이번 대규모 추징 사태의 배경에는 2021년부터 구축되어 지난해 전국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과 완전 통합된 '금세 4기(Golden Tax IV)' 행정 빅데이터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은행, 세관, 시장감독총국, 공안, 모바일 결제 플랫폼의 거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세무 당국에 공유되면서 과거의 탈세 및 우회 감면 관행이 손쉽게 포착되고 있다.
이는 고(故) 리커창 전 총리 시절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 추진했던 광범위한 감세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GDP 대비 '적정 수준의 세수 확보'로 방향을 튼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다.
랴오민(Liao Min)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분절적인 조세 감면 조치를 체계적으로 재검토해 불필요한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GDP 토너먼트의 종말"… 기업가 정신 위축·투자 둔화 우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보조금 경쟁과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 방식인 'GDP 경쟁 토너먼트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ia-Herrero) 나틱시스(Natixis)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의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가혹한 징세 행정으로 인해 향후 현장 기업들의 투자와 경영 활동은 훨씬 보수적이고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장사들을 강타한 역대급 세금 추징 사태는, 향후 ‘부동산 세수 붕괴에 직면한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 건전성 확보 경로’와 더불어 ‘중국 본토 상장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하향 조정 및 민간 투자 심리 회복 여부’를 가늠할 핵심 거시경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