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마이크론·샌디스크 동반 급락…“아직 빅테크 투자 축소는 없어”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글로벌 AI 업계 수장들의 주장이 증시를 흔들면서 메모리 반도체주가 다른 기술주보다 훨씬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나 반도체 주문 축소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 이번 매도세가 실적 악화보다는 AI 인프라 투자 전망에 대한 투자심리 변화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24/7월스트리트는 14일(이하 현지시각) 장 초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가 각각 약 6%,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약 7% 하락하면서 메모리주가 AI 관련주 매도세의 중심에 섰다고 15일 보도했다.
◇메모리 ETF 7%↓…QQQ 낙폭의 세 배 이상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ETF)는 장 초반 7%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는 약 2% 떨어졌다.
메모리 ETF의 낙폭이 전체 대형 기술주보다 세 배 이상 컸다는 점에서 이번 매도세가 기술주 전반보다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매도세는 주말 사이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최첨단 AI 모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 뒤 확대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아모데이의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개발 속도 조절이 AI 개발 자체를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24/7월스트리트는 “메모리주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를 가장 크게 반영한 종목군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AI 개발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업체라는 점에서 AI 모델 학습 투자 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HBM과 D램을 통해 AI 서버 시장에 노출돼 있고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공급한다.
서로 다른 메모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특정 기업의 악재보다는 AI 메모리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는 신호라고 24/7월스트리트는 분석했다.
마이크론의 주가가 올해 들어 이미 221% 상승했다는 점도 낙폭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됐다.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는 AI 투자 전망을 위협할 수 있는 뉴스가 등장할 경우 차익실현 압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축소 아직 없어”
다만 AI 기업 수장들의 속도조절론이 실제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24/7월스트리트는 “앤스로픽과 오픈AI 어느 쪽도 AI 모델 훈련 예산이나 자본지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히지 않았으며 대형 클라우드 업체 가운데 AI 관련 자본지출을 줄인 곳도 아직 없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의 매디슨 레자에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제기되는 AI 속도조절론이 자본지출 감소나 모델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장의 핵심 질문은 AI 안전 논의가 실제 모델 훈련 속도 감소와 데이터센터·메모리 주문 축소로 이어질지 여부라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24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414억6000만달러(약 56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당시 AI 시대에 메모리를 전략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샌디스크도 지난 8월 5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89억6500만달러(약 12조2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추가로 140억달러(약 19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승인했다.
두 회사 모두 데이터센터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해왔다.
24/7월스트리트는 AI 모델 개발이 실제로 느려질 경우 장기적으로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 메모리주의 약세 논리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나 주문이 실제로 줄지 않는다면 현재의 급락은 기업의 펀더멘털 변화보다 AI 안전 논쟁이 촉발한 투자심리 충격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는 아모데이와 올트먼 등의 발언 이후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실제 자본지출 계획을 조정하는지 여부라고 24/7월스트리트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